'오염수 방류'에 강하게 나가는 중국...일본 수산물 '전수 검사'로 보복

입력
2023.07.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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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 검사에서 전수 검사로 바꿔
통관 지연으로 1억엔어치 피해"
일본 "국제 흐름에 역행... 강한 우려"
중국 "인민 건강, 해양 환경 위한 것"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며 압박에 나섰다.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의 최대 수입국으로, 이번 조치가 장기화하면 일본 어업에 타격이 클 전망이다.

21일 마이니치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은 최근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 방식을 '표본 검사'에서 '전수 검사'로 바꿨다. 이에 따라 중국의 일본계 업체 5곳이 수입한 일본산 수산물이 세관을 통과하지 못하고 대기 중이다. 방사능 검사엔 2주~1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므로 수산물 신선도가 떨어져 약 1억 엔(약 9억1,5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상하이의 대형 일식당 등에선 통관 지연의 영향으로 일본산 식재료를 구하지 못해 거래처를 다른 나라로 변경한 곳도 있다. 중국이 지난 7일 일본 수산물에 대한 전면적 방사선 검사 시행 방침을 밝힌 후 피해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 "강한 우려" "조속히 규제 철폐 촉구"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기도 전에 선제공격을 당한 일본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21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를 완화하는 국제적 움직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수입 규제 조치를 조속히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악의적 허위정보 확산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강경하다. 전날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강화가 “인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한 것이며,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반대는 정당하다”고 말했다. 또 “일본이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해 핵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을 강행하는 것을 멈추고 주변 국가와 진지하게 협의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21일 공동 사설에서 "(수산물 검사 문제를) 중국과 협의하려면 먼저 방류 계획부터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최대 수입국... 큰 타격 불 보듯

홍콩이 지난주 “오염수 방류를 개시하면 일본 10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중지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중국까지 검사를 강화하면서 일본 어업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지난해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액은 871억 엔(약 7,982억 원)에 이른다.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일본 어민들을 일본 정부가 설득하는 것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가 준비한 어업 피해 보상금(800억 엔·약 7,330억 원)을 증액하라는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