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가 1994년(81승 45패) 이후 29년 만의 우승까지 절반 이상은 왔다. 10개 팀 중 유일하게 6할대 승률(0.620·49승 2무 30패)로 가장 높은 곳에서 후반기 레이스를 시작한다. LG는 올해 투타 모두 전력이 탄탄해 28년 묵은 우승 숙원을 풀어낼 최적기로 보고 있다.
다만 유일한 대항마인 SSG가 신경 쓰인다. 아직 2.5경기 차라 안심할 수 없고, 우승 맛을 잘 아는 팀이라 부담스러운 존재다. 공교롭게 두 팀은 21일 시작되는 후반기 첫판부터 잠실에서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를 벌인다.
올해 LG는 염경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 색깔이 확 바뀌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팀 홈런 118개(3위)를 날렸던 ‘대포 군단’이었지만 이번 시즌엔 ‘소총 부대’가 됐다. 팀 홈런은 44개로 7위다. 대신 빠른 발을 장착했다. 뛰는 야구로 가장 많은 도루(86개)를 성공시켰다. 도루 실패(54회)도 제일 많지만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덕분에 최소 병살(50개)을 기록했다.
투타 밸런스도 좋다. 팀 평균자책점(3.61)과 팀 타율(0.285) 모두 1위다. 다만 약한 선발진이 유일한 약점이다. 특히 애덤 플럿코와 ‘원투 펀치’를 이루는 케이시 켈리의 부진이 걱정이다. 켈리는 전반기 18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에 그쳤다. 직전 시즌 성적(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과 확연히 비교된다.
최종 목표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강력한 선발 세 명이 필수인데, LG의 최대 불안 요소다. 그러나 선발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설이 돌자 염 감독은 “끝까지 켈리로 간다”고 교체 가능성을 일축했고, 후반기 첫 경기 선발로 켈리를 예고했다.
타선에선 전반기 15개의 홈런을 터뜨린 박동원이 팀 공격을 주도했다. 홍창기는 정교한 타격(타율 0.332)과 리그에서 가장 높은 출루율(0.449)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고, 대주자 요원으로 시작했던 신민재는 빠른 발(21도루)은 물론 타격 솜씨(타율 0.344)까지 뽐내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LG에 맞서는 SSG는 전반기 막판 부상 선수들이 속출해 고전했다. 무엇보다 에이스 커크 맥카티가 전완근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게 뼈아팠다. 6월 22일 두산전을 마지막으로 전력에서 빠진 맥카티는 재활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LG와 3연전에는 나서지 못한다. 나머지 두 명의 확실한 선발 김광현과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어깨가 무겁고, 휴식기에 힘을 비축한 막강 불펜진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타선은 완전체다. 허벅지 부상과 미국 시민권 인터뷰로 각각 빠졌던 중심 타자 최정,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후반기에 정상적으로 출격한다. 최정은 홈런(19개)과 타점(58개), 득점(64개), 장타율(0.498)까지 타격 4개 부문 1위를 달리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최정의 뒤를 받치는 에레디아는 타율 0.339로 타격 1위다. 최근 2년 연속 팀 홈런 1위에 오를 만큼 장타자가 즐비해 76개로 올해도 압도적인 1위다.
이 밖에 9연승의 두산과 3연승 중인 KIA의 ‘광주 빅매치’도 펼쳐진다. 4위 NC부터 9위 키움까지 6개 팀이 4.5경기 차로 혼전 중이라 한화-NC(대전) 롯데-키움(부산) 삼성-KT(대구)전 역시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