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의 위스키 수입량(1만6,900톤)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위스키 열풍이 불고 있는 것. 여러 권의 주류 관련 서적을 쓰고 관련 유튜브를 2년째 진행 중인 방송기자, 자타칭 ‘술꾼 기자’인 조승원(50)이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를 찾았다.
책은 스코틀랜드 증류소의 절반가량이 밀집해 ‘스카치의 심장’으로 불리는 스페이사이드, 무라카미 하루키가 ‘위스키 성지’로 소개해 입소문이 난 아일라(섬) 소재 위스키 증류소 26곳을 순례한 기록이다. 저술의 바탕이 된 지난해 두 달간의 스코틀랜드 여행에 대해 저자는 “대서양이나 태평양 같은 위스키의 세계에서 모래 한 줌을 쥐어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낮추었지만 그의 순례는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한국판 스카치 위스키 백과사전으로 열매를 맺었다.
기자 특유의 꼼꼼한 취재력과 눈썰미가 빛난다. 위스키를 빚는 공정은 '보리 발아-당화-발효-증류-숙성'으로 대동소이하다. 비슷한 공정인데도 저자는 왜 어떤 스카치 위스키는 ‘서양 배 맛’(글렌피딕)이 나고, 다른 위스키는 ‘달콤하고 곡물 풍미가 살아 있으면서도 묵직한 맛’(발베니)이 나며, 또 다른 위스키는 ‘가벼운 풍미’(글렌버기)가 나는지 각 증류소들의 공정 노하우를 포착해 해답을 찾아 낸다.
400여 가지 위스키 풍미를 감별할 수 있다는 위스키 마스터, 65년 동안 증류기 관리와 수선을 해 온 기술자, 손끝의 촉감 하나만으로 숙성용 오크통이 유럽산인지 미국산인지 구별하는 달인 등 책에서 만나는 증류소 장인들의 면모는 스카치 위스키의 세계적 명성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음을 실감케 한다. 고색창연한 스코틀랜드 증류소, 아기자기한 스코틀랜드 자연풍광을 찍은 풍부한 사진도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