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가 '미국 핵추진 잠수함의 부산 입항'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친미 정책에 대한 칭찬"이라며 비꼬았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일 논평 형식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한 반면, 실리 없이 일본 편을 들고 무작정 북한을 도발하는 식으로 미국을 즐겁게 해 왔다"며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 핵추진 잠수함의 부산 기항은 윤 대통령이 친미·친일·친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책을 추진하며 한국의 국익을 희생해 온 데 대한 지지이자 칭찬의 제스처일 뿐"이라는 주장을 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기간에 맞춰 핵추진 잠수함인 '켄터키함'(SSBN-737)을 부산 작전기지에 기항시켰다. 미 핵추진 잠수함의 한국 기항은 1981년 로버트리함의 입항 이후 42년 만이다.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NCG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 핵전략잠수함이 때맞춰 부산에 기항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기여는 물론, (미국의) 핵억제 정책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활동"이라고 밝히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글로벌타임스는 "위선적 언사"라며 폄하했다. 매체는 "한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즉 (한미 간) 핵공유 협정은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며 "현재로서 미국이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핵추진 잠수함을 보내는 정도의 유화적 제스처"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동맹 위주 정책을 편 것에 대한 미국의 보상은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신문은 또 다른 보도를 통해 '주한미군 병사의 월북 사건'에도 주목했다. 북미 간 교착 상태에서 이 사건이 대화 재개로 이어질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변 학자로 평가되는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오랫동안 한반도 문제를 경시했지만 이번 일로 북한에 연락을 취해야 할 수 있다"며 "향후 (북미 간) 대화 과정에서 북한이 미국에 더 많은 수단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