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수색작업 중 급류에 휩쓸렸던 해병대원이 실종 14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가족들이 큰 슬픔에 잠겼다.
20일 경북도소방본부와 해병대 등은 전날 오후 11시 8분쯤 경북 예천군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에서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20) 일병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앞서 A 일병 부모가 대기 중이던 숙소는 가족들이 모여들어 울음바다로 변했다. 이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아이고, 아이고" 통곡했다. A 일병의 친척 등에 따르면 그는 결혼 10년 차에 얻은 외아들이자 장손이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지난 5월 해병대에 입대했다. A 일병의 아버지는 현직 소방관이다.
A 일병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은 "중대장님이 구명조끼만 입혔어도 살았을 텐데"라며 절규했다. 통곡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A 일병 시신은 태극기에 덮인 채 전우들의 경례를 받으며 해병대 헬기에 실려 해군포항병원으로 이송됐다. 전우들은 굳은 표정으로 하늘로 오르는 헬기를 지켜봤다. 가족들도 119 구급차와 승용차에 나눠 타고 포항으로 떠났다.
19일 오전 9시 10분쯤 예천 내성천을 수색 중이던 해병대원 3명이 강물에 빠졌고 이 중 2명은 수영해 빠져나왔지만 A 일병은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다. 내성천은 모래바닥이라 위험하고 물살이 센데도 해병대 측은 대원들에게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누리꾼들은 "소방관들도 로프로 서로 몸을 묶고 수색하는데 어떻게 어린 군인들을 로프, 구명조끼도 없이 맨몸으로 거센 물속에 투입시킬 수 있으냐"며 군 당국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