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집단 체벌과 폭력을 가한 프로야구 SSG 퓨처스팀(2군) 선수 세 명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후배를 배트로 때린 이원준은 한 시즌의 절반인 72경기 출전 정지, 집단 얼차려를 가한 이거연과 최상민은 30경기 출전 정지다.
KBO는 1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상벌위를 열고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이 같은 징계 처분을 결정했다. 전신 SK 시절인 2020년에 이어 또 한번 퓨처스팀에서 반복된 폭력 사태를 막지 못한 SSG 구단은 이번에 경고 조치만 받았다.
3년 전에는 구단에 미신고 및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2,0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지만 이번엔 사안을 인지한 직후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신고했고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에 협조한 점이 감안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일 SSG 퓨처스팀의 훈련장 인천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발생했다. 이거연은 올해 신인 선수 한 명이 건방지게 굴었다며 후배들을 단체로 불러 모은 뒤 얼차려를 가했다. 얼차려가 끝난 뒤 이원준은 방망이를 들고 원인을 제공한 신인 선수의 허벅지를 2회 폭행했다.
이원준의 폭행 후 단체 가혹 행위에 불만을 품은 최상준은 또 후배들에게 집단 얼차려를 이어갔다. 단체 가혹행위에 2, 3차로 추가 가해가 이어진 것이다. 퓨처스팀 코치가 우연히 신인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하다가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구단에 보고했고, SSG 구단은 이를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SSG는 KBO가 상벌위를 열기 전에 이원준을 퇴단 조처했다.
상벌위 결과가 나온 뒤 SSG 구단은 곧바로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SSG는 "상벌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현시점에서 1, 2군 모든 선수들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인식과 행동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간 선수단 교육과 실태 점검 방식, 숙소 운영 방안 등 선수단 관리, 운영 전반에 대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1, 2군 선수단 전체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기준과 인식을 사회적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규정과 제도를 강화하고 특히 ‘품위손상 근절 서약서’ 제도를 신설, 매년 계약 시점에 서명함으로써 선수 스스로 제도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2군 선수단 교육 및 실태 점검을 매월 진행하고, 보고 프로세스 또한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