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주 에코프로가 주가 100만 원이 넘는 일명 '황제주'에 등극했다. 코스닥시장에서 황제주가 탄생한 것은 2007년 9월 동일철강 이후 16년 만이다.
18일 에코프로는 전장보다 11.9% 높은 111만8,000원에 마감했다. 101만8,000원에 장을 시작해 무서운 기세로 장중 114만8,000원까지 올랐다. 이때 '형제주'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를 잠시 차지하기도 했다.
잠잠하던 에코프로의 기세가 되살아난 것은 이달 초부터다. 3일 하루 20.4% 뛰며 단숨에 75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올라선 것이다. 10일 장중 100만 원을 돌파(고점 101만5,000원)한 이후 계속 '종가 100만 원'에 도전해 왔다.
3일 급등도, 이날 황제주 탈환도 '쇼트스퀴즈'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쇼트스퀴즈는 주가 상승에 못 이겨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는 현상이다. 주가가 지속 상승하는 추세라면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는 하루라도 빨리 되사는 게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다. 쇼트스퀴즈가 발생하면 주가 상승 추세가 가속된다.
쇼트스퀴즈 언급이 나오는 것은 공매도가 가능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에코프로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3일 3,245억 원에 이어 이날은 2,492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JP모건체이스를 통한 매수가 8만 건을 넘겼다는 것도 이 같은 추정에 힘을 싣는다. JP모건은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 잔고가 여전히 높아 추격매수엔 유의해야 한다. 13일 기준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1조3,000만 원을 웃돈다. 에코프로비엠(1조4,500만 원)에 이어 코스닥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다. 에코프로는 앞서 주가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5월 하나증권의 매도 의견을 마지막으로 증권가 분석 리포트는 나오지 않고 있다. 목표주가 평균은 42만5,000원으로 현재 가격의 절반도 채 안 된다.
에코프로 형제주의 질주에 힘입어 이날 코스닥지수는 1.8% 상승해 지난해 4월 22일(922.8) 이후 최고치인 914.14로 마감했다. 이날 에코프로비엠도 16.9% 급등하는 등 2차전지주가 대부분 강세를 띠었다. 테슬라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