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초당적 협력" 외쳤지만… "부실대응은 책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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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7 13:50

전국적으로 폭우 피해를 수습하는 데 총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도 정부·여당과의 초당적 협력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불필요한 공방은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폭우 정국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이 연장되는 등 정부 대응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규명할 것"이라고 벼르며 향후 공세를 예고했다.

이재명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도 국가적 재난 수습에 적극 협력하겠다"며 "전국의 시·도당과 지역위원회 차원에서 비상 체계를 유지하고, 복구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난 극복에 정부가, 그리고 정치권이 모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수해 대응 총력 체제로 모든 노력을 다해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당초 격렬한 정치 공방이 점쳐졌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국회 상임위 현안질의 일정은 모두 미뤄졌다. 대신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은 피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일주일간 수해 대응 기간으로 정하고 그 기간 수해 확산 차단과 피해 복구를 위해 전국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전날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박 원내대표는 충남 부여·청양·공주 3곳의 수해 현장을 찾기로 했다.

다만 비판의 날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았다. 정부·여당의 미흡한 대처로 발생한 인재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따지기로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는 행정당국이 홍수경보 4시간이 지나도록 차량을 통제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민주당은 수해 복구를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지만, 행정당국의 부실 대응이 있었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폭우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유럽에서 귀국을 미루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을 두고는 질타가 쏟아졌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이)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해명이 야당 의원들을 자극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국방·외교통일·정보위원회 의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국가 재난상황에 보이지 않은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김상희 의원은 "국민들의 절규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귀국을 미루고 우크라이나를 간 것을 보고 현실인가 의심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도대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는 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