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간다고, 병들었다고 시장 한복판에 버려진 푸들

입력
2023.07.16 17:00
[가족이 되어주세요] <393> 6세 추정 암컷 푸들 동이



유기동물을 구조해 입양을 보내는 동물보호단체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은 지난달 초 한 시민으로부터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내 방치된 푸들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활동가가 현장에 가보니 개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시장 내 사람이 살지 않는 공간에 개는 밥과 물도 없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심하게 말라 보였고 털도 심하게 뒤엉킨 상태였지요. 그럼에도 개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꼬리를 흔들며 반겼는데요.

단체는 수소문을 해 보호자를 찾았습니다. 보호자는 이사를 가면서 개를 이곳에 두고 갔다면서 개를 데려가 달라며 기다렸다는 듯 단체에 소유권을 포기했습니다. 활동가들은 개를 구조한 뒤 '동이'(6세 추정∙암컷)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동이의 건강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미용(털 깎이)을 하자 엉덩이와 허벅지에 총 3개의 악성 비만세포종이 발견된 겁니다. 초기 심장병에 슬개골 탈구(무릎 관절 위에 위치하며 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작은 뼈인 슬개골이 유전적 소인이나 물리적 충격으로 옆으로 어긋나는 병)도 진전된 상태였습니다.

활동가들은 우선 가장 급한 종양 제거 수술에 들어가 왼쪽 허벅지에 있는 2개의 종양을 제거했는데요, 다시 재발할 경우 왼쪽 다리는 제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꾸준히 심장병 약을 먹고, 항암 치료에 들어가야 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포기하지 않은 걸 아는 걸까요. 동이는 활동가들을 향해 꼬리를 흔들고, 발라당 누우며 애교를 부리는가 하면 산책을 가자고 조른다고 합니다. 또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고 해요. 동이는 퇴원을 앞두고 있는데, 다른 개들이 많은 입양센터보다 동이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정으로 입양을 갔으면 좋겠다는 게 단체의 바람입니다.

최미금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대표는 "동이는 병원에서의 생활도 만족하는 긍정적이고 착한 성격"이라며 "단체와 협력해 동이의 치료를 도울 입양이나 임시보호 가정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동이의 평생 가족이 되어 줄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또는 발라당 입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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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