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주범’ 녹내장 수술 후 관리 제대로 안 하면 ‘도루묵’

입력
2023.07.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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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안압 높아져 시신경 압박, 시신경 혈류 공급 장애로 발생

녹내장 환자 김모(63)씨는 어렵게 수술을 했다. 하지만 수술 후 바쁜 일상생활에 쫓기며 적절한 관리에 소홀히 했다. 김씨는 안압이 다시 오르고 결국 한쪽 눈이 실명 상태에 이르렀다.

녹내장(綠內障)은 시신경 손상으로 시야가 점차 좁아지고, 말기에는 시력을 상실하는 3대 실명 질환의 하나다. 보통 눈 압력이 높아져 시신경을 압박하거나 시신경으로 향하는 혈류 공급 장애로 발병한다.

초기 녹내장은 약물이나 레이저로 안압을 조절하며 관리한다. 하지만 △약물과 레이저로 안압 조절이 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이 심하거나 △안압이 잘 조절되더라도 시야가 확연히 나빠지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안압은 눈 내부에 존재하는 액체인 방수(房水)의 압력을 말한다. 안압은 눈 모양을 유지하고, 눈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방수가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방출되는 통로가 막히면 안압이 상승한다. 녹내장 수술은 눈 속에 갇혀 있는 방수를 눈 밖으로 빼내는 방식이다.

녹내장은 수술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안압이 안정된다. 녹내장 수술은 눈의 표면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수술 후 회복기 초반에는 눈을 비비거나 문질러서 외상을 입지 않도록 2~3주 정도는 안대를 착용해야 한다.

안정시킨 안압을 유지하기 위한 초기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퇴원 후 1주일 안에 내원해 검진을 받고, 이후 초반 1~2주 간격으로, 그 뒤로 1~2개월 간격으로 보통 6개월 이상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

녹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후 바로 안약을 넣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수술해도 안압이 오르면 안압 하강제를 다시 점안해야 할 수 있다. 수술 후 사용하는 안약 점안을 임의로 중단하면 수술 예후(치료 경과)가 나빠져 안압이 다시 오를 수 있다.

수술 후 이물감‧충혈과 가벼운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대부분 일시 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다만 심한 통증이나 충혈이 있고,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 등 예상하지 못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과 습관적 음주‧흡연 등 나쁜 생활 습관은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고개를 오래 숙인 채 있거나 전자기기를 이용한 근거리 작업 같은 자세가 반복되면 안압이 올라갈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녹내장을 일으키는 주원인은 노화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스마트기기 사용 등 생활 습관 변화로 젊은 연령층에서 녹내장 환자도 증가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정종진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전문의는 “보통 녹내장 환자는 수술만 끝나면 시력이 바로 회복될 것으로 알지만 수술의 최우선 목표는 이미 상실한 시력과 시야결손이 더 나빠지지 않게 보존하는 것”이라며 “수술로 안압이 안정돼도 다시 서서히 오를 수 있어 초기 한두 달은 반드시 의사 지시에 따라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