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GM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전략의 도래 –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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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4 07:31

GM은 최근 출시와 함께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브랜드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는 컴팩트 크로스오버 모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시승 행사 및 엔지니어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는 굵은 빗방울이 내리는 날씨로 인해 주행 환경은 좋지 않았고, 그로 인해 차량의 성능, 주행의 매력을 모두 확인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주행을 즐기이엔 아쉬운 시간이었지만 되려 10년 전, GM의 발표를 되뇌이게 하고 ‘그 발표의 결과’를 한껏 맛보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GM의 10년 전 발표, 그리고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어떤 의미와 가치를 제시할까?

GM의 미래를 위한 선택

지난 2014년, GM은 투자자 총회에서 ‘그룹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당시 GM의 제품개발 총괄인 마크 로이스(Mark Reuss)는 무대에 올라 향후 GM의 차량 개발을 위한 다채로운 전략, 새로운 비전을 밝혔다.

새로운 전략의 핵심은 단연 ‘개발 효율성을 보다 극대화’하는 것에 있다. VSS(Vehicle Set Strategy)라 불리는 새로운 플랫폼 전략 및 시스템을 통해 그룹 내 여러 브랜드에 ‘파편화되어 있는 플랫폼’을 보다 간결히 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실제 GM은 지난 2010년, 그룹 내에 총 8개의 핵심 플랫폼, 그리고 더욱 많은 여러 플랫폼들이 산재되어 있음을 설명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총 14개의 핵심 플랫폼을 기반으로 ‘플랫폼의 종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그리고 2020년부터 VSS 플랫폼의 시작을 알리는 차량들을 추가해 오는 2025년부터는 단 네 개의 VSS 플랫폼으로 모든 차량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VSS 플랫폼은 전륜(F), 후륜(R), SUV(S) 그리고 트럭(T)으로 구성된다.

VSS 플랫폼은 우수한 확장성을 바탕으로 체급에 구애 받지 않는 다채로운 적용이 가능해 개발을 위한 시간, 비용 투자를 대폭 절감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새로운 VSS-F, ‘트랙스 크로스오버’

지난 2020년, GM은 국내 시장에 VSS-F 플랫폼을 적용한 쉐보레 첫 번째 차량이자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새로운 플랫폼은 물론이고 GM의 ‘라이트사이징’ 기조를 반영한 파워 유닛 등을 앞세워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시장에서의 성과’는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2023년, GM은 VSS-F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크로스오버 모델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선보였다. 같은 플랫폼이지만 정통 SUV의 성향을 강조한 것과 달리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날렵한,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이고, 보다 도시적인 감성을 강조한 ‘크로스오버’의 성격이 보다 진하게 전해지는 모습이다.

실제 4,540mm의 전장, 그리고 각각 1,825mm와 1,560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보다 늘씬하고 날렵한 매력을 과시한다. 여기에 2,700mm의 긴 휠베이스가 돋보인다. 또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매력을 더할 수 있도록 액티브 그리고 RS 트림 등 다채로운 트림 별 고유한 디자인 요소를 통해 시각적인 변화를 더했다.

참고로 액티브 트림은 조금 더 다부진 이미지를 강조한 구성으로 캠핑, 아웃도어 스타일에 적합한 디자인을 갖췄다. 여기에 네 바퀴에는 18인치 휠 등을 더해 시각적인 매력을 더한다. 여기에 RS는 붉은색을 기반으로 한 스포티한 감성에 집중한 것으로 19인치 휠이 네 바퀴에 적용된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크로스오버의 감성은 후면에서도 이어진다. 직선과 각이 강조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그려진 전고를 그대로 계승한 트렁크 게이트, 그리고 클래딩 가드의 높이를 높이는 디자인 구성 등이 시선을 끈다. 이외에도 개성 넘치는 외장 컬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GM의 익숙함, 그리고 만족감을 담은 공간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실내 공간은 지금까지의 GM이 제시했던 ‘인테리어 기조’를 반영하면서도 보다 발전된 디테일을 더해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

실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전체적인 공간 구성, 그리고 각종 인터페이스 배치는 지금까지의 GM 차량들과 상당 부분 유사한 모습이다.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스티어링 휠 등이 무척 익숙하면서도 한층 넓은 공간 감각을 느낄 수 있어 ‘첫인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이끄는 모습이다.

물론 소형 차량인 만큼 소재의 질감이나 소재의 연출이 탁월한 편은 아니다.

여기에 디지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패널 등과 같은 최신의 디테일, 그리고 액티브 트림을 위해 마련된 여러 디테일이 만족감을 높인다. 참고로 액티브 트림의 실내 공간에는 대시보드의 하이라이트 트림, 에어 밴트의 디테일, 시트의 스티치, 파이핑 등이 더해진다.

참고로 같은 VSS-F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지만 정통 SUV의 성격을 강조한 트레일블레이저와 달리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조금 더 공간의 여유를 확보했다. 실제 키가 큰 성인이 앞뒤로 앉더라도 여유를 누릴 수 있고, 2열 공간의 경우 바닥이 평평하게 구성되어 공간의 활용성이 더욱 우수하다.

다만 전고가 낮은 편이라 실내 공간의 헤드룸이 트레일블레이저보다는 낮은 편이라 ‘크로스오버’의 성격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덧붙여 개인적인 감상은 루프 라인을 길게 뺀 왜건 스타일의 ‘해치백’을 타고 있는 것 같았다.

참고로 적재 공간은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소형 크로스오버에게는 충분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GM 고유의 트렁크 게이트 개방각 조절 기능, 그리고 2열 시트의 리클라이닝 기능, 분할 폴딩 등을 통해 더욱 우수한 활용성, 그리고 뛰어난 공간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CSS의 매력, 그리고 합리적인 패키지

앞서 설명한 것처럼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0년 전, GM의 발표를 현실로 구현한 것이며 그 구현의 완성도, 그리고 고객이 느낄 만족도를 그 어떤 차량보다 높게 구성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파워트레인’ 구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크 로이스, 당시 GM의 제품개발총괄의 발표에는 VSS에 대한 내용 외에도 엔진에 대한 부분도 있었다. 바로 CSS(Cylinder Set Strategy), 그리고 GSS(transmission Gear Set Strategy) 등이 그 주인공이다.

그 내용이 있어 GSS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많지만 CSS는 보다 확실하다. 과거 블록 단위의 ‘패밀리 엔진’ 구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실제 GM은 규격 실린더를 개발하고, 규격 실린더의 숫자를 조절하는 것으로 엔진 패키지를 개발한다.

SGE 계열의 45T라 불리는 1.35L 터보 엔진이다. 이 엔진은 중형 세단이 말리부, 그리고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되어 기존 2.0L 가솔린 엔진을 능숙히 대체했다. 그리고 보다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로 ‘GM의 라이트사이징’을 대표했다.

그리고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보다 작은 크기의 엔진, 1.2L 엔진이 탑재됐다. 139마력, 22.4kg.m의 토크는 소형차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주행의 매력 및 효율성의 조화를 능숙히 구현한다. 그리고 차량의 토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6단 변속기를 배치했다.

실제 차량의 움직임은 충분하다. 건장한 체격의 성인 남성 두 명이 타고 움직일 때에도 충분한 민첩성을 제공한다. 단순히 발진 가속 성능 외에도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능숙한 모습이다. 게다가 3기통 엔진의 질감 역시 꽤나 능숙히 다듬어진 모습이다.

여기에 합을 이루는 6단 자동 변속기는 ‘보령 미션’이라며 비난을 받았던 그 변속기가 아니다. Gen 3 자체도 우수하지만, Gen 3 변속기를 더욱 다듬은 최신의 변속기는 보다 능숙하고 매끄러운 모습으로 주행의 만족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실제 주행을 하며 변속기 개발 담당 엔지니어와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해당 대화를 통해 과거의 Gen 3에 비해 한층 발전된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고 나아가 변속기와 엔진의 조화를 위해 많은 노력이 더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시프트 패들이 아닌 기어 레버 측면의 버튼을 통한 수동 변속 방식의 적용은 ‘차량의 특성’ 상 감안될 부분이지만, 경험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주행 전반에 걸쳐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움직임은 만족스럽다. 거센 비로 인해 주행 페이스를 높일 수는 없었지만 도심의 도로, 고속도로 그리고 와인딩 코스 등 다채로운 주행 환경에 능숙하며, 편안한 주행 징감을 이어간다.

특히 이러한 모습은 이전에 경험했던 RS 트림보다 더 부드러운 모습이다. 아무래도 18인치 휠, 타이어가 탑재된 ‘액티브’ 사양의 특성이라 생각됐다. 덕분에 액티브 트림이 더 많은 이들에게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2열 탑승 시의 승차감도 꽤나 좋았다. 노면 대응도 대응이지만 충격을 받은 후 2차, 3차 움직임을 능숙히 억제하면서도 ‘여유롭다’는 감각을 느끼게 했다. 덕분에 주행을 하면서는 경쟁 모델 대비 우위를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이러한 모습은 견고한 느낌으로 SUV의 성격을 강조했던 트레일블레이저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같은 플랫폼, 그리고 비슷한 체급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른 느낌을 능숙히 구현한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좋은점: 매력적인 디자인, 넉넉한 공간 패키징, 부담 없는 주행 성능

아쉬운점: 일부 편의사양의 부재, 단조로운 연출의 아쉬움

GM의 역량을 드러낸 트랙스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주행을 이어가던 중 행사의 인스트럭터로 참여한 정의철 선수(MET)의 코멘트가 떠올랐다. ‘아베오의 조향 감각, 크루즈의 주행 질감, 올란도의 공간 활용성’이 그것이었다.

어쩌면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파편화된 플랫폼’을 묶어내는 VSS 전략과 같이 ‘GM의 고만고만한 소형차’들을 하나로 묶어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의 강점을 절묘하게, 적절하게 조화시키고, 또 가격의 부담을 낮추는 ‘강점’을 더했다.

그렇게 GM은 10년 전, 자신들의 발표를 현실로 이뤄냈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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