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복역하던 도중 동료 수용자(재소자)를 살해한 20대 남성에 대한 사형 선고는 너무 과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는 2021년 12월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공주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동료 수용자를 폭행한 끝에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자기가 정해준 규칙을 안 지켰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수십 차례 폭행했다. 또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뜨거운 물이 담긴 물병을 머리 위에 올려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그러다가 피해자 가슴 부위를 발로 가격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1심 재판부는 "사람을 살해하고자 하는 무분별한 욕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에게 무기징역 이하의 형을 선고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형을 선고했다.
1·2심이 갈린 상황에서, 대법원은 사형 선고는 과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다른 유사 사건을 봤을 때 원심이 사형을 선택한 것은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미진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