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인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연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의 행위를 비난하며 비핵화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영국 대표부는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ICBM을 발사함에 따라 안보리가 내일(13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알바니아, 프랑스, 일본, 몰타, 영국의 요구로 이번 회의가 소집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이날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잇단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모든 관련 안보리 결의에 따른 국제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라”고 북한에 거듭 촉구했다. 더불어 “전제 조건 없이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로 이어질 대화를 재개하라”고 북한에 당부했다고 스테판 뒤자리크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서방 진영 결속의 촉매이기도 하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동아시아) 역내뿐 아니라 글로벌 평화와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한국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나토와 유럽연합(EU),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파트너국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13일 북한은 전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신형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미사일은 고도 6,000㎞에서 1,000㎞를 4,491초(74분 51초)간 비행했다고도 주장했다. 북한은 4월 13일에도 화성-18형을 발사한 적이 있다.
이번 발사는 북한이 미군 정찰기의 공해상 비행과 미군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기항 등을 트집 잡으며 최근 며칠간 여러 차례 비난 담화를 내놓은 뒤 이뤄진 것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발사 현장을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을 겨냥해 적대정책을 단념할 때까지 군사적 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