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폭우, 그늘 부족, 벌레 물림, 감염 확산, 배수를 비롯한 기반시설 미비까지…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 직후 쏟아진 온갖 논란들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미 지적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잼버리 준비 부족 문제를 제기했던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수만 명이 참가하는 국제 행사를 치러본 경험이 없어 대책 마련을 요구했던 것”이라며 “가장 걱정했던 건 폭염과 폭우, 해충 문제였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회장이 위치한 전북 부안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의원은 “중요한 대회를 10개월 앞두고 여가부의 운명이 풍전등화”라며 “폭염이나 폭우, 비산 먼지 대책, 해충 방역과 감염 대책을 점검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당초 본대회 1년 전 열릴 예정이었던 ‘프레 잼버리’(잼버리 예비 행사)가 직전에 취소된 것을 두고도 ”여가부는 코로나19 재유행 때문이라고 했지만, 실제론 잼버리 부지가 장마로 진흙투성이가 돼 야영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대회가 역경에 처할 수 있는 만큼 대책을 적극 강구해 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이에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 보고드리겠다.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1년 뒤 예견됐던 문제를 막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이 의원은 ‘여가부 폐지 논란’을 들었다. 지난해 여가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여가부 폐지 공약 탓에 존폐 기로에 서 있었다. 정치권도 연일 갑론을박을 벌였다. 부처 생사가 걸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잼버리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게 의원의 진단이다.
다만 대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일부 목소리에 대해선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최종 결정은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 결정하겠지만 현 시점에서 연기나 취소, 중단은 안될 말”이라며 “지금은 네 탓 내 탓 따지지 말고, 폭염 대책을 더욱 강화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여가부는 의료인력 추가투입과 냉방버스 배치, 클리닉(5개소) 24시간 운영, 닥터헬기 6대 투입 등 긴급 대책을 내놨다.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등 관계 부처도 예산과 장비를 총동원해 지원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장에 다녀왔는데 참가자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잘 지내려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며 “청소년들이 좋은 추억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도록 뜻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