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통증, 잘못된 자세 뿐만 아니라 편두통 앓아도 발생

입력
2023.07.12 10:25

목 통증은 잘못된 자세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여기지만 편두통을 앓은 사람의 절반가량에게서도 목 통증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통의 왕’으로 불리는 편두통의 유병률은 6%(남성 3%, 여성 9%)인데, 여성은 40대, 남성은 2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머릿속에서 심장이 뛰는 느낌’ ‘딱따구리가 머리를 쪼는 느낌’ 을 주는 두통이 한 달에 15일 이상, 편두통이 8일 이상 지속되면 ‘만성 편두통’으로 진단한다.

조수진ㆍ임희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2020년 8월~2021년 12월 이 병원에서 편두통 진단을 받은 환자 295명을 신경과 전문의 면담 및 설문을 통해 분석한 결과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39세였고 여성이 217명(74%)로 남성 78명(26%)보다 많았다. 월 평균 11.5일간 편두통을 앓았고, 두통 영향 평가(HIT-6)의 평균 점수는 60점으로 ‘중증 두통’으로 진단됐다.

전체 편두통 환자 중 153명(51.9%)이 목 통증을 호소했고, 이들 중 28명(18.3%)은 심각한 목 통증을 겪었다. 또 목 통증을 앓는 편두통 환자 중 117명(76.5%)은 ‘목 통증이 두통 발작과 연관됐다’고 답했다.

특히 두통이 목 통증과 연관됐을 경우 두통 강도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 통증과 편두통이 연관됐다고 답변한 그룹에서 심각한 목 통증을 앓는 비율은 22.2%(26명)로,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 심각한 목 통증을 호소한 비율 5.6%(2명)보다 높았다.

심각한 두통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목 통증, 월간 투약 일수, 과도한 주간 졸림증 등이 있었다.

또 편두통과 목 통증을 앓는 환자에게서 더 심각한 두통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두통 빈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었다.

임희진 교수는 “이번 연구로 목 통증이 편두통의 심각도에 관련 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수면장애와 편두통은 해부학적 구조와 두 질환에 관여하는 신경펩티드로 인해 연관성이 높으며, 특히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됐으면 약으로 해결되지 않는 오전 두통 등 더 심한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조수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목 통증은 편두통의 흔한 동반 증상이고, 통증과 수면장애를 조절하는 것이 두통 강도를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했다”며 “편두통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불러오는 질환임에도 가벼운 질환으로 인식되고 소극적인 치료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IF=4.964)’ 6월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