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입단 뒷돈' 의혹 임종헌 전 감독 구속

입력
2023.07.11 22:30
한국 선수 3명 선발 대가로 4,000만원
에이전트· 연대 전 감독 영장은 기각

프로축구팀에 선수를 입단시켜주는 대가로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임종헌 전 안산 그리너스(K2 리그) 감독이 구속됐다.

이민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임 전 감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전 감독은 2018년과 2019년 태국 네이비FC 감독 재직 당시 한국인 선수 3명을 선발하는 대가로 에이전트 최모씨로부터 4,000만 원을 수수하고, 프로 입단을 미끼로 선수 1명으로부터 6,000만 원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980·90년대 프로축구 선수(일화 천마·현대 호랑이)로 활약했던 임 전 감독은 태국·중국 클럽 지도자를 거쳐 지난해부터 안산 그리너스 감독으로 일했다.

그러나 임 전 감독과 함께 구속 위기에 몰렸던 에이전트 최씨, 전직 연세대 축구부 감독 신모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 부장판사는 "최씨는 사기 등 일부 범행을 시인했고, 부인하는 범행도 기초적인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한다"며 "신씨 또한 금품 수수 등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범행 관련 증거들이 이미 상당수 확보돼 있고 두 사람 모두 주거가 일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의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최씨는 임 전 감독 외에 다른 뒷돈 사건에도 다수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2018~2021년 선수를 프로구단에 입단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A프로구단 코치 신모씨에게 2,000만 원을, B대학 축구부 감독 김모씨에게 7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신 전 감독은 2017∼2018년 선수 3명의 프로구단 입단 청탁 대가로 최씨에게서 6,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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