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을 맞아 대구 칠성시장 개골목의 보신탕 가게 조기폐쇄를 촉구하는 동물단체 등의 항의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개시장 상인들은 보신탕 업소가 자연 도태될 것이라는 입장이고, 대구시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심이다.
대구생명보호연대와 대구동물보호연대 등 9개 단체는 1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행복민원실분소에 칠성개시장 조기폐쇄를 촉구하는 서명부를 전달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간 온·오프라인으로 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총 3,219명이 조기폐쇄 요구에 동참했다. 임미연(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동물보호특별위원장) 대구생명보호연대 대표는 "대구시는 칠성개시장 조기폐쇄를 추진하라"며 "개고기 보신문화는 현 시대정서에 맞지 않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물려줘서는 안 될 악습"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칠성개시장에는 보신탕 가게 5곳과 흑염소진액 등을 취급하는 영양원 9곳이 영업 중이다.
대구시도 지난 2021년 이들 업소를 대상으로 업종전환을 권유했으나 상인들이 가게 한 곳당 5억 원을 요구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금까지 개를 도살하는 시설을 철거했으나 유통과정은 여전히 의문이어서 고발이나 수사의뢰 등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최상욱 대구시 농산유통과장은 "장기적으로 개 식용을 자제해달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사법 조치도 검토하겠다"며 "보신탕 상인들이 업종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보신문화가 예전부터 이어지고 있고, 업종 전환을 하기에는 상인들이 고령이라는 것이다. 40년 넘게 칠성개시장에서 영업 중인 60대 상인 A씨는 "사양산업인 보신탕 업소를 얼마나 지속할 지도 모르는데 업종을 바꾸고 장사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지난해 홍준표 대구시장도 개고기 식용에 대해 개인의 자유라고 밝힌 만큼 단골손님 위주로라도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해 7월 자신의 정치플랫폼인 '청년의꿈'에 올라온 개고기 식용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개인의 자유"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