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처음으로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인 자이언트 판다 쌍둥이가 태어났다.
11일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에 따르면 엄마 아이바오(9)와 아빠 러바오(10) 사이에서 쌍둥이 판다 자매가 태어났다. 이들 자매는 2020년 태어난 암컷 푸바오(3)의 동생이다.
아이바오는 진통을 시작한지 약 1시간 만인 7일 오전 4시 52분 첫째를 낳은 데 이어 6시 39분쯤 둘째까지 건강하게 출산했다. 아기 판다 자매의 몸무게는 각각 180g, 140g이다.
에버랜드가 이날 유튜브에 공개한 출산 영상을 보면, 아이바오는 몸을 웅크린 채 숨을 몰아쉬며 진통을 견뎠고, '푸바오 할부지(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는 "아이바오 많이 힘들어? 잘하고 있어. 밤새 지켜줄테니까 걱정하지마"라며 곁을 지켰다. 아이바오는 쌍둥이들을 출산하자마자 핥아준 후 얼른 몸 위로 올려 젖을 물렸다. 갓 태어난 판다는 털이 거의 없어 엄마가 핥고 안아줘야 체온이 유지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아이바오와 쌍둥이 판다 모두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아이바오가 아기들을 능숙하게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판다는 가임기가 봄철 하루에서 사흘 정도에 불과해 임신이 어려운 동물로 알려져 있다.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40~50% 수준이다. 통상 3월 짝짓기에 성공하면 4개월의 임신기간을 거쳐 7~8월 출산한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 있는 판다들의 생일도 모두 7월이다.
판다 특성상 외형적인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출산이 임박했을 때까지 정확한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다만 에버랜드는 아이바오가 2020년 푸바오 임신 때와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을 확인한 후 출산에 대비해왔다. 사육사와 수의사로 이루어진 전담팀을 구성해 외부 방사장 대신 출산을 위해 마련한 전용 분만실에서 생활하게 하는 등 24시간 아이바오를 돌봐왔다.
에버랜드는 쌍둥이 아기 판다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당분간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판다월드 내실에서 집중 케어한 후 공개 시기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푸바오는 네 발로 걷고 대나무를 먹기 시작한 생후 6개월부터 관람객들과 만났다.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6년 3월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한국에 보냈다. 3∼4세였던 두 판다는 사육사들의 보살핌 속에 성체로 자랐고 2020년 7월 푸바오를 낳았다. 푸바오는 중국과 계약에 따라 만 4세가 되는 내년 7월 번식을 위해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