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고용이 견실한 듯 하지만, 정작 내용을 들여다 보면 우려스럽다. 일자리 대부분이 고령층에 몰렸고, 청년 취업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을 떠받치는 제조업 일자리도 감소세여서 ‘고용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81만2,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3만3,000명이 늘었다. 4월(35만4,000명)·5월(35만1,000명)보다 취업자 수는 소폭 줄었지만, 코로나19 직전(약 10만~30만 명)과 비교하면 고용 호조세는 이어갔다는 평가다.
문제는 고용의 질이다. 60세 이상에서 34만3,000명이 증가했다. 고령층 일자리를 제외하면 전체 취업자 수는 1만 명 감소한 셈이다. 특히 경제활동이 왕성한 20·40대에서 취업자가 감소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신입사원이 대다수인 청년층(15~29세)은 작년에 비해 11만7,000명이 줄어드는 등 8개월째 감소세다. ‘경제의 허리’ 40대 취업자도 3만4,000명 감소해 12개월 연속 줄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령층에서 취업자가 급증하는 건 그만큼 살기 어렵다는 뜻이고, 청년 취업자 감소는 젊은 세대가 원하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연령별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산업 근간인 제조업에서 취업자 수가 1만 명이나 줄었다. 경기 둔화 여파가 이어지면서 6개월째 내림세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건설업 취업자 수 역시 주요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6만2,000명)했다. 고령층 증가로 돌봄 수요가 늘어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2만6,000명)과 여행 등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숙박·음식업(11만6,000명)의 취업자 수가 늘어 전체 고용을 뒷받침했다.
정부의 평가는 낙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역대 최대 고용률(62.2%·상반기 기준)과 최저 실업률(3.0%)을 기록하는 등 고용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 전망치를 기존 10만 명에서 32만 명으로 대폭 확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