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기시다 관저 앞에서 시위 "핵 오염수 투기 반대!"

입력
2023.07.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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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민단체와 연대 집회
한국어·일본어로 구호 외쳐
우익 유튜버 난입 소동도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즉각 철회하라!” “생명의 원천인 바다를 반드시 지켜내자!”

10일 정오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에 반대하는 구호가 한국어와 일본어로 동시에 울려 퍼졌다. 위성곤, 양이원영, 윤재갑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윤미향, 양정숙 등 무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한민국 국회의원단’이 ‘사요나라 원전 1000만 명 액션 실행위원회’와 ‘평화포럼’ 등 일본 시민단체들과 공동 주최한 집회에서다. 이날 도쿄의 낮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었지만 기자 70여 명이 현장 취재를 할 정도로 일본 언론의 관심이 컸다.

일본 시민단체 인사들이 차례로 발언한 후 마이크를 잡은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미국이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오염수를 가열해 수증기로 만들어 처리한 것을 비롯해 다른 국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법이 있는데도 일본 정부는 경제적 이유로 해양 방류를 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전 핵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최초의 선례를 만들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의원단과 동행한 한국 어민 양원택씨도 “한국 수산업계가 벌써부터 큰 피해를 받고 있다”며 오염수 방류 저지를 호소했다.

한국 의원과 어민들이 반대 구호를 외치자 사회를 맡은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가 “한국분들의 호소가 정말 대단하다. 우리도 외쳐 보자”며 일본어로 구호를 외치는 등 연대 분위기가 고조됐다.

그러나 집회는 일본 우익 인사의 항의로 잠시 중단됐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우익 인사가 난입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처리수를 방류해도 한국 바다에 영향이 없다고 했다. 이런 집회가 루머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한국의 방류 반대가 "일본에 대한 내정간섭"이라고도 했다. 다만 큰 충돌은 없었다.

이어 의원들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를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했고, 일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이날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은 의원들은 11일엔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인 ‘원전제로-재생에너지 100’ 소속 의원 및 사회민주당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12일엔 일본 주재 외신기자들과 기자회견을 갖는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