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지존' 신지애가 4년 만에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하는 저력을 뽐냈다.
신지애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424야드)에서 열린 제78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1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하나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의 신지애는 찰리 헐(잉글랜드)과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승자 앨리슨 코푸즈(미국·9언더파 279타)와는 3타 차다.
신지애는 2018년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공동 7위 이후 5년여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LPGA 투어 11승을 비롯해 각국 프로 대회에서 통산 64승을 올린 신지애는 2014시즌부터는 일본 투어에 전념하고 있다.
LPGA 투어는 일본, 호주에서 열리는 대회 정도만 가끔 나섰던 그는 2019년 5월 열린 US여자오픈(컷 탈락) 이후 모처럼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했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할머니에게 페블비치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힌 그는 난코스에서 여전한 기량을 확인했다.
선두에 5타 뒤진 5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신지애는 이날 전반 6번 홀(파5)과 8번 홀(파4) 버디를 솎아내며 선두권을 뒤쫓았다. 후반 들어 10번 홀(파4) 보기와 11번 홀(파4) 버디를 맞바꾼 뒤 14번 홀(파5)에서 3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넣어 3위권으로 도약했다.
16번 홀(파4)에선 6m 넘는 까다로운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위기를 넘긴 신지애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공동 2위가 되는 버디 퍼트를 넣은 뒤 주먹을 불끈 쥐며 자축했다.
하와이 출신의 LPGA 투어 2년 차 코푸즈는 메이저대회에서 투어 첫 우승을 달성했다. 이 대회 전까지 지난해 8월 ISPS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던 그는 역대 여자 골프 대회 최다 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를 제패하며 상금 200만 달러(약 26억원)를 거머쥐었다.
신지애 외에 한국 선수 중엔 김효주와 유해란이 톱10에 진입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와 3타 차 3위로 역전 우승을 노렸던 김효주는 두 타를 잃고 후루에 아야카(일본)와 공동 6위(2언더파 286타)로 마쳤다. 유해란은 이날 두 타를 잃고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를 기록, 8위에 올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최강자 박민지는 김세영,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이민지(호주) 등과 공동 13위(4오버파 292타)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 6월 전인지의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5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자를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