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을 앞두고 정부의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닭고기 품귀에 가격 인상으로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1만5,000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입량 확대 등을 통해 가격 안정에 나서기로 했다.
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kg당 닭고기 소비자 가격은 6,385원으로 전년(5,635원)보다 13.3%가 올랐다. 닭고기의 월평균 소매가격은 지난해 10월(5,364원)부터 9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닭을 주재료로 삼는 삼계탕 가격도 치솟는 중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에 따르면 5월 전국 식당의 삼계탕 가격은 평균 1만5,58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4,138원)보다 10.2%나 오른 상태다. 특히 서울 소재 식당만으로 한정하면 삼계탕 가격은 1년 전보다 12.7%가 오른 1만6,423원에 판매되고 있다.
닭고기 가격이 뛴 이유는 닭고기 생산·유통회사가 위탁한 병아리를 키워 납품하는 농가에서 생산비 부담으로 사육 규모를 줄인 영향이 크다. 고기 닭이 되는 병아리 공급이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정부는 닭고기 가격 안정 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우선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삼계탕용 닭 공급량을 6월 기준 지난해 대비 19.9% 늘렸다. 생산업체에 고기용으로 생산하는 육용종계를 늘려달라고 주문한 결과다. 이렇게 늘어난 공급량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이마트 등 6개 대형마트에서 40% 이상 깎아주는 할인 행사를 통해 방출하고 있다.
정부는 또 상반기 동안 6만 톤(약 9,000만 마리 규모)의 냉동 닭고기에 대해 할당관세 0%를 적용했는데, 이달부터 3만 톤을 추가할 계획이다. 무관세로 수입 닭고기 공급을 늘려 가격 하락을 유도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