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가 고향인 박종우 시장의 거제 사랑은 각별하다. 전직 CEO, 조합장으로 전문경영인의 길을 걸어온 그가 거제시장에 도전한 것도 각별한 고향 사랑에서 비롯된 오랜 목표였다. 스스로를 ‘거제시 주식회사’의 사장이라고 말하는 그는 시민들이 잘 먹고 살 사는 도시,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가 밝힌 포부다.
거제는 길었던 조선업 불황을 이겨내고 최근 삼성중공업 흑자전환과 한화오션 출범으로 본격적인 재도약의 신호탄을 쐈다. 박 시장은 조선업 초격차 확보에 나서는 한편, 관광콘텐츠 개발·신산업 육성 등 전반적인 지역경제 체질개선에 나섰다.
민선8기 1년을 보낸 박 시장은 “미래 세대를 위해 넓고 긴 안목으로 거제 100년을 새롭게 디자인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년간 성과를 되짚어본다면.
“시민중심·현장중심 소통 강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시장이 일일 면·동장이 되어 주민들을 만나기도하고 9급 직원들이 일일명예시장 신분으로 시민들을 만났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깨닫기 어려운 것들이 있지 않나. 조직 내·외부의 소통을 가장 먼저 챙겼다. ‘생활민원 즉시기동대’와 ‘면·동기동순찰반’을 꾸려 민원이 발생하기 전에 시민들이 불편한 곳은 없는지 18개 면·동을 순찰하면서 파손된 데크나 벤치를 즉시 보수한다. 시민들께서 많이 칭찬해주신다.
경남도와 중앙부처를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외국인 인력수급 절차 개선을 이끌어낸 것도 기억에 남는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용위기지역으로 선정된 것에 이어 경남도와 4개 시군이 함께 참여한 지역고용위기 대응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조선업 신규인력 채용 및 기술인력확보와 관련한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됐다.
26년간 표류하던 장목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업무협약 체결, 사업법인 설립 과정을 거쳐 정상 궤도에 올랐다. 장목면 일원에 총 사업비 1조 2,000억 원을 들여 고품격 숙박시설, 쇼핑과 문화·여가가 어우러진 복합문화 상업시설, 치유·힐링이 가능한 휴양 문화시설 등을 조성하게 된다. 이와 연계해 2023년 어촌신활력증진사업에 장목항이 선정돼 지역 인프라 조성에 속도를 내게 됐다. 이제 첫 걸음을 뗀 셈이다. 차근차근 잘 준비하겠다.”
-한화오션이 출범했다. 앞으로 조선업이 풀어야 할 과제는.
“인력난 문제가 조선업 재도약에 최대 걸림돌이다. 시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지난 5월 거제에 경남 조선업 도약센터가 문을 열었다. 1대1 취업상담부터 사후관리까지 조선업에 특화된 고용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신규인력 유입과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조선업내일채움공제·조선업 취업정착금·조선업훈련생 훈련수당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옥포뿌리산업특화단지 근로자 정주여건 개선사업으로 신규입사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7억 원 규모의 근로자건강센터·직업트라우마센터를 유치해 취약계층 노동자 건강관리와 심리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선업 초격차 확보도 중요하다. 경남도·중소조선연구원과 힘을 합쳐 참여한 ‘중소형 조선소 생산기술 혁신(DX)센터’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도비 175억 원을 포함 총 250억 원 규모 예산을 유치했다. 이 사업과 연계해 산업부가 추진하는 선박소부재 생산지능화혁신 기술개발사업(국·도비 280억 원)과 산업혁신 기반구축 로드맵에 따른 후속 연계사업도 유치해 조선분야 전 공정 스마트화를 통해 조선업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외 관광도시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이번 벤치마킹을 통해 우리 거제가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거제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고 있으면서도 서쪽으로는 통영, 동쪽으로는 부산과 다리로 연결돼 있어 섬과 육지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다.
앞으로 남부내륙고속철도, 가덕신공항, 거제-마산 국도, 거제-통영 고속도로가 준공되고 나면 풍부한 관광자원에 광역교통망까지 갖춘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여기에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향토음식 발굴, 거제만의 독특한 역사·문화를 살린 예술행사 등을 통해 거제를 ‘글로벌 관광1번지’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 거제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제61회 거제 옥포대첩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임진왜란 첫 승전을 기념하는 거제 옥포대첩 축제는 올해 43개 단위행사에 5만여 명의 관람객이 참가했다. 내년에는 규모를 더욱 키울 계획이다. 거제는 경남에서 가장 많은 16개의 해수욕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활용가능한 관광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올해는 남부면 명사해수욕장 일부 구역에 반려동물을 위한 ‘거제 댕수욕장’을 조성했다. 사계절 이용가능한 파노라마 서핑스테이션 조성사업도 2024년 착공을 목표로 현재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월 경남도·부산시·전남도·해양수산부가 남해안 해양레저관광벨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에서도 이와 관련해 신규 사업을 발굴중이다. 이밖에도 테르앤뮤즈리조트, 장목관광단지, 남부관광단지 등 진행중인 대형 프로젝트가 많다.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
-그 밖에 거제 미래를 이끌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획일화된 산업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다양한 산업 육성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경제자유구역 거제확대 지정’을 통해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투자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물류 배후도시에 걸맞는 신산업을 육성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거제가 남부내륙고속철도 종착역이자 가덕신공항 배후도시로서의 파급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역세권 개발·경제권 육성·연계교통망 구축·고부가가치 성장산업 유치를 위한 발전 전략 수립에도 착수했다.
이밖에 어촌신활력증진사업·농산어촌개발사업 등 연이은 국비 공모사업선정과 지역 농수산물 브랜드 개발로 농어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4년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에 공모한 동부면 학동권역이 최종 선정됐으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8개 사업에 대해서도 ‘우수’평가를 받았다. 예산은 많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 늘어나는 친환경 선박 시장과 해양레저수요를 선점할 수 있도록 친환경 선박 클러스터 조성, 선박 풍력추진 보조장치 실증센터 구축, 요트마리나 플랫폼 구축에도 행정·예산 분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100년거제 디자인, 어떻게 추진하나.
“선진도시들이 장기적이고 일관되게 도시를 성장·발전시키고 있는 반면, 거제는 장기적인 계획 없이 단기·양적 개발에 치중한 결과 교통·주거·환경 등 각종 도시문제가 대두됐다. 현재 분야별로 각각 수립하는 법정 계획으로는 일관된 미래 성장방향을 모색하기 어렵다. 거제시라는 공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권역별·분야별 가이드라인, 최상위 계획을 수립해야한다.
2025년까지 총 30개월에 걸쳐 수십번의 세미나와 포럼, 토론, 설문조사 등을 통해 충분한 시민숙의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일반 시민부터 지역 전문가와 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전문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한다. 시장이 바뀌고 여야가 교체되더라도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결정한 도시 발전의 기본틀이 유지될 수 있도록 규범화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시정운영 방향은.
중장기적인 계획을 잡아가되,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속도감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고삐를 죄려고 한다. 경제도시의 기반을 다지고 거제가 힐링·치유도시, 해양레포츠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광콘텐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자체의 대규모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국비확보가 필수적이다. 경남도·서일준 국회의원과 수시로 지역 현안을 공유하고 중앙부처를 함께 방문해 국비지원을 요청하는 등 원팀이 돼 손발을 맞추고 있다.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에도 오직 거제시민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거제시 민선8기 슬로건이 ‘시민중심, 희망의 새로운 거제’다. 거제시정의 최우선 가치인 시민행복을 위해 공무원들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행복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 오직 거제시와 시민만 바라보며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