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부대 생활관에서 복무하는 동료 병사들이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한다고 생각해 대검을 휘두른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 정우철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및 특수상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정신질환 치료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3일 경기 파주시의 한 육군 부대 생활관에서 B(20)씨 등 동료 병사들이 자신을 험담한다고 생각해, 5분대기조 조끼 안에 있던 군용 대검을 꺼내 휘둘렀다. A씨가 휘두른 길이 29.5㎝의 대검에 턱과 귀 부위를 다섯 차례 찔린 B씨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동료 병사 C(22)씨가 A씨를 말리자 A씨는 C씨에게도 대검을 휘두르고 손으로 밀치려했다. 또 출입문 앞에 서있던 D(20)씨와 눈이 마주치자 D씨를 밀어 넘어뜨리고 대검으로 찌르려 했다. 다만 주변의 제지로 두 사람에 대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A씨는 범행 다음날 서울백병원에서 정신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일주일 뒤 대학병원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했다. 당시 주치의는 A씨에게서 피해망상과 조현병 증상이 확인된다며 A씨가 의병전역(질병·부상으로 인한 전역) 기준에 부합하는지 심의했다. A씨는 범행 3개월 후인 그해 6월 의병전역을 했다.
정 부장판사는 "A씨의 범행으로 피해자인 B씨가 2차례 봉합수술을 받은 점, 재범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만 "A씨가 심신미약상태였던 점, 피해자 C·D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