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500일을 사흘 앞둔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후방 지역에서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내무부가 밝혔다.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현재까지 7명을 구조했고 총 14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르비우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약 460㎞,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에선 동쪽으로 불과 60㎞ 정도 떨어진 지역이다. 지난해 개전 이후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비교적 안전한 후방으로 여겨지는 이곳을 거쳐 폴란드 등 인접국으로 향했고, 수십만 명은 여전히 이곳에 머물고 있다.
러시아군의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이른바 '대반격 작전'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감행됐다. 르비우는 최전선과 700㎞ 이상 떨어져 있어 공습을 받은 적이 비교적 적었기에, 현지 주민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AP통신은 전했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개전 이후 르비우의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가장 큰 규모의 공격"이라며 "아파트 60채와 차량 50대, 사무실과 학교 건물 등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파괴된 건물의 모습과 구조 현장을 담은 영상을 텔레그램에 게시하면서 "적에 대해선 반드시 대응이 있을 것이다. 눈에 띌 만한 대응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짓 브링크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악랄한' 공격이 이뤄졌다면서 "민간인을 겨냥한 러시아의 반복적 공격엔 몸서리를 치게 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이날 오전 1시쯤 800㎞ 이상 떨어진 흑해에서 르비우를 향해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 10기를 발사했고, 이들 중 7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들은 처음에는 수도 키이우 근방으로 향하다가 방향을 바꿔 르비우를 공격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은 덧붙였다.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취약점을 노리기 위해 미사일이나 드론 공습 중 경로를 자주 변경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러시아는 민간 시설 및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의도적 공격 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모든 공격은 군사적 목표를 대상으로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