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일제히 내리막... 항셍지수는 3% 급락

입력
2023.07.06 17:42
매파 연준에 미중 갈등 우려 겹쳐

6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예고에 미중 갈등 격화 우려까지 겹치면서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88% 하락한 2,556.29에 장을 마쳤다. 국내 증시는 그나마 선방한 편이다. 일본 닛케이는 1.7%, 호주 ASX지수는 1.24% 하락했다. 홍콩 항셍은 장중 한때 3.28% 추락한 뒤 소폭 만회했지만, 전장 대비 3.02% 내린 18,533.05에 거래를 마감했다.

밤사이 공개된 미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메시지가 재확인되면서 투자 심리를 끌어내렸다. 다만 시장에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이미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는 의견(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6~9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중국도 반도체 등의 핵심 원료인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카드로 맞불을 놓으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미중 간 규제가 핑퐁 게임처럼 발표되자 갈등 완화 기대가 약화하고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홍콩 항셍지수가 특히 크게 휘청인 데는 금융주 영향이 컸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날 중국 은행들이 지방정부 부채를 대규모로 떠안고 있어 수익과 배당금 감소 위험이 있다며 12개 대형 은행 중 5개 은행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은행들의 주가가 급락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외 달러 강세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점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는 분석이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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