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이 뭐길래… 2000억 유산 둔 와인 대결 결과는?

입력
2023.07.08 11:00
19면
애플TV플러스 드라마 '신의 물방울'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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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알렉상드르(스탠리 웨버)는 유명 와인전문가다. 매년 베스트셀러 와인 안내서를 펴낸다. 가족과 갈등이 있었던 아버지는 프랑스를 떠나 일본에 산다. 성인이 된 딸 카미유(플뢰르 제프리어)에게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연락이 온다. 자신은 삶이 얼마 남지 않았고, 유산을 상속할 준비를 하라고. 유산 대부분은 와인이다. 가격으로 따지면 2,000억 원 가까이 된다. 상속 조건은 있다. 자신의 수제자인 일본인 청년 잇세이(야마시타 도모히사)와 와인 대결을 펼쳐 이겨야 한다. 패하면 유산은 모두 잇세이 것이 된다.


①천부적인 재능 지닌 두 사람

카미유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와인을 잘 모른다. 3주 후면 대결이 시작된다. 술은 한 방울만 마셔도 코피가 나고 기절할 정도다. 후각은 천부적이다. 향으로 무엇이든 분간해낸다. 아버지의 친구로 와인 양조장을 운영하는 필리프가 카미유에게 힘을 보탠다.

대결 장소는 일본 도쿄. 3주 속성 교육 과정을 거친 카미유는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다. 하지만 잇세이는 넘기 힘든 산처럼 보인다. 잇세이의 집안은 대기업을 운영한다. 하지만 잇세이는 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와인전문가로 살 생각이다. 그의 어머니와 할아버지는 그런 그를 경멸하고, 와인 대결을 포기하라고 종용한다.

첫 대결은 평이하다. 시음한 와인이 정확히 몇 년도에 생산된 어떤 제품인지 맞히는 것. 하지만 다음 대결부터는 수수께끼처럼 난이도가 높아진다.


②30년 전 무슨 일이 있었나

카미유의 아버지 알렉상드르는 왜 일본에 가서 살았을까. 일본과의 인연은 30년 전 시작됐다. 필리프의 양조장에 일본 젊은이들이 와인 여행을 오면서다. 안내자 역할을 했던 알렉상드르는 일본 대학생 남녀와 가까워진다. 잇세이의 미래 부모가 될 이들이다. 프랑스에서 일자리가 마땅치 않던 알렉상드르는 다음 해 일본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고, 두 대학생과 인연을 이어간다.

카미유가 태어난 곳도 일본. 가족은 프랑스로 돌아온다. 그리고 알렉상드르는 수년 후 일본으로 되돌아가고 유명 와인전문가로 거듭난다. 알렉상드르는 하필 일본을 주 활동 무대로 삼았을까. 알렉상드르와 잇세이 부모는 어떤 사연을 지닌 걸까. 알렉상드르는 왜 카미유와 잇세이에게 대결을 펼치게 한 걸까.


③원망해도 가족은 가족

드라마는 와인의 세계를 파고들며 카미유와 잇세이 가족을 둘러싼 궁금증을 탐색해간다. 대결이 지속될수록 카미유와 잇세이의 감정 다툼은 거세진다. 두 사람은 각자 가족이 지니고 있던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된다. 2,000억 원대 유산을 놓고 벌이는 와인 대결이라는 소재에 가족애라는 메시지가 포개진다. 피를 나눈 사이가 가족이지만, 혈육이 아니어도 가족이 될 수 있다. 평범한 듯한 주제는 와인 향과 곁들여지며 울림이 강해진다.

뷰+포인트
일본 유명 만화 ‘신의 물방울’을 밑그림 삼았다. 유산을 두고 두 사람이 와인 대결을 펼친다는 이야기 설정 정도만 원작만화와 같다. 도미네 잇세이 등 일부 캐릭터가 동일하기도 하다. 만화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 해도 무방하다. 만화에 비해 희귀 와인이나 유명 와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등장하지 않는다. 와인보다는 인간관계에 방점을 찍었다. 아름다운 포도밭 풍경, 개성 강한 두 주인공 등 여러 요소가 매력적이다. 가족애에 남녀간 사랑이 더해지기도 한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100%, 시청자 9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