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고교생의 만평(작품 이름 '윤석열차') 탓에 논란에 휩싸였던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의 후원 명단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교육청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5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심의위원회를 열어, 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하는 올해 학생만화공모전을 후원하기로 했던 결정을 취소했다. 작년까지 공모전 후원단체 명단에 포함됐던 문체부도 올해는 빠졌다.
두 기관은 그동안 공모전에 예산을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후원 명칭 사용을 승인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후원단체 명단에서 두 기관이 빠짐에 따라, 공모전 상 수여자가 바뀌게 된다. 작년까지 대상 수여자는 문체부장관이었고, 금상은 경기도교육감이 주는 형식이었다.
올해는 두 상 수여자가 경기도지사와 부천시장으로 각각 변경됐다. 이달 중순 열리는 올해 공모전은 경기도와 부천시 등 7곳이 후원하며, 예산 2,400만 원은 전액 부천시가 부담한다.
'윤석열차'는 지난해 7월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열린 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고교생의 만평이다. 이 작품에는 윤 대통령 얼굴을 한 열차를 김건희 여사가 운전하고, 객실에선 검사들이 칼을 들고 도열한 모습이 표현돼 있다.
문체부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정치적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요구를 높이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며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당시 웹툰협회는 문체부의 경고에 대해 "정부가 '사회적 물의'라는 지극히 주관적 잣대를 핑계 삼아 기본권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원이 사라진 상황에 대해, 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엄중 경고 조치까지 한 문체부에 다시 후원 명칭 사용을 요청하는 게 맞는지 이견이 있어 올해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을 위한 공모전의 상 수여자가 바뀌게 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