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순환형 GTX를 만들자

입력
2023.07.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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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3년여간 재직하며 고민했던 주제 중 하나가 2050년 서울의 공간구조였다. 첨단일자리, 도시 경쟁력,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서울 공간을 활용해야 할까?

서울의 발전과정을 되짚어 보자. 서울 인구가 244만 명이던 1960년에는 이촌향도와 인프라 개발, 교육과 인재 육성, 그리고 정부와 기업의 수출이 핵심이었다. 그 결과 인구는 1992년 1,100만 명까지 계속 유입되었다. 이후 인구는 감소세로 돌아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5월 인구는 941만 명이다. 그런데도 서울은 고물가, 복잡, 스트레스의 상징이다.

다만 시민 삶의 질이 좋아졌다면, 그건 지하철 2호선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한다. 전임 시장들과 달리 당시 구자춘 서울시장이 주요 업무·상업지구, 대학가를 광역·통합 연결하는 순환성과 도심, 강남을 살리는 연계 노선을 만들었다. 도쿄 야마노테(山の手)선보다 개념이 좋다. 2호선은 개통 이래 하루 250만 명, 연 9억 명 이용의 흑자 노선이다. 43개 역을 90분에 순환하며 서울을 소통시킨다.

40년이 흐른 서울에는 새로운 혁신과 활력이 필요하다. GTX 탄생과정은 어떤가? 2007년 경기도가 국토부에 처음 제안했다. 기존 지하철이 지하 20m 내외에서 시속 30∼40㎞로 운행하는 것을 GTX는 지하 50m의 공간을 시속 100㎞ 이상으로 운행한다.

GTX A(경기 파주∼경기 동탄역), B(경기 남양주∼인천 송도), C(경기 양주∼수원역)노선 등 3개 노선 모두 경기도 중심이다. GTX 노선은 시속 100㎞의 속도로 주행한다면 경기도나 인천부터 서울 도심까지 현재 150분 걸리는 시간이 20~30분 이내로 단축된다. 시간 거리와 디지털 공간이 열리는 셈이다.

그렇다면 서울시민에게는 어떤 혜택과 공간구조가 생길까? 3개 노선 교통결절점은 삼성, 청량리, 서울역뿐이다. 이것을 내순환으로 돌려도 10분 안에 주파한다. 강남-성동-동대문-중구 지역만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이다.

이제부터라도 25개구 1,000만 시민이 2호선처럼 애용할 수 있는 서울 순환형 GTX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 '2040 도시기본계획' 3도심, 5대 권역, 7광역이 포함되는 이른바 '357'을 살리는 것이 서울순환형 GTX의 핵심이다. 시민을 위한 20~30분대 소통권이나 수변권, 청년지원에도 순환형 고속철도가 필요하다.

경제·사회·문화적 혜택이나 재산권을 넘어서는 서울 순환형 GTX가 있어야 한다. 2050년 서울은 주거복지와 공간복지를 지나 도시복지의 근간을 보여 주어야 한다. 현재 서울에 부족한 디지털 데이터, 입체공간 진흥, 청년일자리 벤처, 신성장 인공지능(AI)산업, 전통 광화문중심업무지구(CBD)를 조화롭게 포진해야 한다. 서울 어디든 30분 만에 갈 수 있다면 세계적인 관광도시도 가능하다.



유상오 전 서울주택도시공사 미래전략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