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4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보고서에 대해 "우리도 국제사회의 중추국가로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최종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국제적 망신만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IAEA 최종보고서 내용에 대해 "11개 국가의 원자력 분야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거의 2년 동안 작업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까지 "최종보고서 발표 후에 이해관계국들이 보고서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박대출 정책위의장)며 정부·여당 차원의 충분한 보고서 검토를 시사했다. 그러나 IAEA 보고서 공개 직후 공식 논평만 보면 '자체 검토'보다 '보고서 수용'에 더 무게가 실린 듯한 분위기다. 강 수석대변인은 "검증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것은 추가 검증이 무의미하다는 뜻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제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있는 만큼 겸허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본 맞춤형 보고서"(박광온 원내대표) 등 IAEA 보고서에 의구심을 표했던 민주당을 향해선 공세를 이어갔다. 강 수석대변인은 "과학적 근거도 없이 정쟁을 위해 선전, 선동한다 한들 귀 기울일 이는 없을뿐더러 오히려 국제적 망신만 초래할 뿐"이라며 "유엔 산하 독립기구를 못 믿겠으니 유엔총회에 회부하겠다는 어불성설이 어디 있나"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마치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이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중세 종교재판의 맹목적 세계관을 보는 것 같다"고 했고, 박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주장은 전 세계에 국가 망신을 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외교적 무지를 드러내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방류해도 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횟집에서 수조물을 떠 마시는 등 오염수 안전성을 지나치게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본 정부를 대변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탓이다. 윤 원내대표가 이날 의원들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개별 행동이나 발언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러한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당 일각에선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보다 적극 대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과학적 결론과) 국민들의 정서는 별개"라며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설득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그렇게 안전하면 왜 일본 안에 두지 않고 바다에 투기하느냐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을 못 들었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의 앞잡이, 대변인이 되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언주 전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사실상 국가 이익인 환경 안보 문제"라며 "여당이나 정부는 전체 국민들을 정확하게 대변해서 '우리는 반대한다'고 공식화해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