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여기는 유럽인들

입력
2023.07.06 04:30
25면

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한국인들이 세계 주요국 시민 가운데 미국에 대해 가장 우호적이면서도, 주요 정책에서 미국이 취하는 자국 우선주의 성향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대한 호감이 높으면서도, 미국이 대외정책 추진 과정에서 주요국 내정에 간섭하고 일방주의적 경향이 크다는 인식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어디인가라는 질문에서도 중국 대신 미국을 선택한 비율이 한국 응답자들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5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주요 23개국을 대상으로 미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친미 여론이 평균 59%로 지난해(15개국 조사)와 비슷했다. 23개국 가운데 친미 여론이 가장 높은 곳은 동유럽 폴란드로 응답자의 93%가 '우호적'이라고 대답했다. 이스라엘(87%)과 한국(79%)도 미국에 우호적인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한국의 친미 여론은 89%였던 지난해보다는 10%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유일하게 반미 여론이 앞선 곳은 헝가리(반미여론 51%)였다. 헝가리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 집권 이래 민족주의 성향과 친러 성향이 강화되고 있는 국가다.

미국의 대외 정책에 대해서는 각국 시민의 인식이 엇갈렸다. '미국이 주요 의사결정에서 다른 나라의 국익을 고려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과반 여론이 긍정적으로 응답한 나라는 이스라엘(80%), 폴란드(67%), 독일(59%), 인도(72%) 등에 불과했다. 한국을 포함한 다수의 나라는 미국에 호감을 갖고, 미국이 세계 질서 유지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대외정책에서는 자국 일방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인식이 많았다. 관련 질문에 대해 한국인의 긍정 비율은 39%에 불과했고 61%는 미국이 상대방 국가의 국익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호주와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국민들도 비슷한 비율로 미국의 대외정책이 자국 우선주의라고 반응했다.

'미국이 응답자들의 나라에 비해 안전한 곳인가'라는 질문에는 지역별로 엇갈렸다. 유럽 국가 대부분은 부정적으로 응답한 반면,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의 응답자들은 미국이 안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는 미국과 자국의 안전 수준이 유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분야 경쟁력에 대해서는 한국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압도적으로 '미국 우위'의 평가를 내렸다. 한국 응답자들의 경우 '세계 경제의 패권국이 어디인가'라는 물음에 83%가 미국을 꼽았다. 이는 해당 질문에 대한 주요국 응답자들의 중앙값(41%)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미중 패권경쟁에 대한 직접적 물음은 아니었지만, 한국인 대부분이 미국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다음으로 미국의 경제패권에 긍정적 입장을 보인 국가는 일본(64%)이었다.

반면 프랑스, 영국, 스페인, 그리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 국가들은 미국보다 중국을 '제1 경제대국'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다.

조철환 오피니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