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김하성이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다. 150경기를 뛰며 11홈런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80경기 만에 10홈런 고지를 밟은 현재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19홈런, 좀 더 욕심을 내면 20홈런까지 가능하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도 꿈은 아니다.
김하성은 3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드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원정 경기에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57에서 0.258로 소폭 올랐다.
이날 유일한 안타는 시즌 10호 홈런이었다. 김하성은 0-2로 뒤진 8회초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왼손 투수 앤드루 애벗의 초구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라인드라이브로 왼쪽 담장을 넘겼다. 최근 10경기에서 5방을 몰아친 김하성은 최희섭 추신수(SSG) 강정호 최지만(피츠버그)에 이어 5번째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한국인 빅리거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올해 13도루를 기록 중이라 2시즌 연속 '10-10'도 달성했다. 현재 속도로 홈런과 도루를 남은 시즌 동안 계속 쌓는다면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도 바라볼 수 있다. 아시아 타자 중 20-2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외야수 추신수와 투수 겸 지명타자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두 명뿐이다. 추신수는 2009년(20홈런 21도루)과 2010년(22홈런 22도루), 2013년(21홈런 20도루) 세 차례, 오타니는 2021년(46홈런 26도루) 가입했다.
김하성은 이날 방망이뿐만 아니라 견고한 수비도 자랑했다. 하지만 김하성의 분전에도 샌디에이고는 3-4로 졌다.
또 김하성은 이날 발표한 별들의 잔치인 올스타전 명단에는 아쉽게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따르면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내야 후보 5명 중 3명이 애틀랜타에서 뽑히는 바람에 올스타전 출전이 불발됐다.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오타니는 선수들의 지지로 13명 투수 중 1명으로 뽑혀 올스타전에서도 투타를 겸업한다. 홈런 전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타니는 이날 애리조나전에서도 시즌 31호 솔로포를 터뜨렸다.
한편 피츠버그 배지환은 왼쪽 발목을 다쳐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배지환은 2일 밀워키전에서 8회에 2루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리다가 발목 통증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