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방학을 앞두고 휴양지 물가가 치솟고 있어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워터파크와 풀빌라 등의 이용요금은 성수기인 이달 중순부터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젠 돈 아까워서 워터파크 못 가겠어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A씨는 “아이들과 가까운 워터파크를 다녀왔는데 4인 가족 하루 경비가 총 28만9,000원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워터파크 내 식음료 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많다. 워터파크는 외부 식음료 반입을 금지하기 때문에 내부에서 사 먹을 수밖에 없다. A씨는 "워터파크 커피 한 잔이 6,000원이었다"며 "피자 한 판, 음료수 4개, 핫도그 2개에 총 4만6,000원을 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한 워터파크 매점에서는 '떡볶이와 모듬튀김' 가격이 1만5,000원으로 시중보다 2~3배가량 높았다.
가격에 비해 음식의 질도 떨어진다. 워터파크 매점에서는 냉동식품을 전자레인지에 조리해 제공하거나, 페트병에 담긴 음료를 종이컵에 소분해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누리꾼은 "세 식구가 워터파크에 가면 20만 원 이상 쓴다"며 "먹을거리는 그냥 바가지다"라고 했다. 또 "먹을 것도 못 사오게 하니, 어쩔 수 없이 사먹을 수밖에 없는데, 맛도 없다"는 불만도 있었다. 지난달 한 맘카페에 올라온 글에는 "경기에 있는 워터파크에 갔더니 5,000원짜리 급식 같은 음식을 6만 원이나 받았다"며 "사먹을 때마다 돈 아깝다"고 지적했다.
워터파크 부대시설 이용요금 등도 도마에 올랐다. 한 누리꾼은 "워터파크에서 선베드를 빌렸는데 하루 대여료만 10만 원이 들었다"며 "어린 아이가 잠깐 쉴 곳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거금을 내고 빌렸다"고 했다. 선베드뿐 아니라 오락실 등 부대시설 이용요금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이들과 하루 맘편하게 놀려고 가는데도, 수십만 원이 들어서 부담스럽다"고 했다.
물놀이용품 판매가도 시중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지역 한 맘카페에는 "마트에서 1만5,000원에 파는 튜브를 워터파크에서 3만 원 넘게 주고 샀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는 “(워터파크 측에서 튜브 대여를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구매했지만 가격이 (시중가와) 2배 이상 차이가 나다니, 음식이랑 모두 바가지 너무 쓴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안 좋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도 댓글을 통해 “저는 이 똑같은 것 ○○마켓에서 1만1,000원 주고 샀다”며 "워터파크에서 판매하는 튜브 가격과 2만8,000원 차이가 난다"고 알렸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이달 중순부터 워터파크 입장료도 대폭 인상된다. 강원 소재 한 워터파크 7월(15일)~8월(20일) 성인 입장료는 1인당 8만9,000원(주말 기준)으로 지난달(7만 원)보다 27%(1만9,000원)나 더 오른다. 경기 등 수도권 워터파크도 이달부터 성수기 요금이 적용된다.
성수기 이용객이 늘면서 워터파크 위생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최근 서울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일치기 서울 근교 워터파크 수질 조금이라도 괜찮은 곳 어디일까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워터파크 갔다 장염에 시달렸다", "어느 워터파크를 가봐도 화장실 가는 아이를 본 적이 없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달 하남시가 지역 내 개장한 어린이 물놀이장에서 "대변이 떠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돼 폐장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하남시 관계자는 "40분 운영하고 20분 휴식하는 등 시설관리를 하지만, 아이들이 음식을 먹고 물놀이를 하다 보면 인분이나 구토가 나오는 일이 간혹 생긴다"고 했다.
소규모 수영장과 놀이방 등을 갖춘 숙박시설 요금도 급등하고 있다. 성수기인 7~8월 키즈 풀빌라 1박 가격은 1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달 27일 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애들 있는 가족 모임이 있어 경기권의 수영장 딸린 풀빌라 여러 군데 전화해봤는데 좀 좋아 보이는 곳은 주말 가격이 150만 원부터고, 좀 낡은 곳도 100만 원은 달라고 하더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누리꾼도 "코로나19 이후 풀빌라 가격이 상상초월 시세가 됐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