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안이 30일 통과됐지만, 법안에 꾸준히 반대해 온 고용노동부는 물론 법안 지지 핵심 세력인 양대 노총도 "신속한 국회 본회의 통과를 촉구한다"(민주노총)는 성명 외엔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양측 모두 법안 표결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향후 여론전을 대비하는 분위기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재석 184명 중 찬성 178명, 반대 4명, 무효 2명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본회의 부의의 건'을 가결했다. 안건 상정 전 여야 의원들의 찬반 토론이 벌어졌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안에 거세게 항의하면서 표결 전 모두 퇴장해 사실상 야당 단독으로 부의안이 처리됐다.
국회는 추후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상정해 표결할 예정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그간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상정됐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나 간호법 사례를 보면, 본회의 부의안 통과 이후 30~50일이 지나 법안 표결이 이뤄졌다"라며 "8월 이후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국회 여소야대 구도를 들어 법안 통과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실제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동계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견제하고 배수진을 치는 분위기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다시 한번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고, 전날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도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함께 "거부권 행사 땐 민심의 불바다가 용산을 뒤덮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대 노총이 함께 장외투쟁에 나설 가능성을 암시한 셈이다.
주무부처인 고용부는 이날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절박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드린다. 산업 현장에 극심한 혼란과 갈등을 가져올 우려가 큰 노조법 개정안 입법을 재고해 달라"며 대국회 호소글을 올렸다. 정부는 법안 표결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여론 설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