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소수인종 우대 입학을 위헌이라고 본 연방대법원 판결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고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법 판결 후 열린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의 판단은) 수 십 년의 판례와 중대한 진보를 되돌리는 것”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여러 인종의 광범위한 재능을 활용해야 대학이 더 튼튼하다며 ‘다양성’을 국력의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판결할 수는 있지만 미국이 상징하는 것을 바꿀 수 없다”며 미국을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겠다는 이상을 가진 나라’로 그렸다.
대학들을 향한 당부도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판결에 위배되지 않으면서도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입학 제도를 찾아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에 인종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지원자들의 성적 등 기본 자격을 검증한 다음에 학생이 극복한 역경을 평가할 때 인종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대법원이 소송의 당사자인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가 운영한 제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지만, 대학이 인종을 고려 요인 중 하나로 평가하는 것 자체에는 제동을 걸지 않은 점을 의식한 발언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현행 연방대법원을 겨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기자들이 ‘불량 법원이냐’고 묻자 “이건 정상적인 법원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MSNBC 방송에도 출연해 “그들은 역대 어느 대법원보다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이념을 떠나 대다수 미국인이 대법원 결정에 동의하지 못할 것”이라며 비판을 더했다.
그러나 대법원을 개혁할 필요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들은 이미 너무 많은 해를 끼치고 있다”면서도 “허나 우리가 (대법원) 정원을 확대하려 한다면 그건 건강하지 않은 길이며 돌아가기 어렵다”고 반대했다.
이러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대학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거나 악영향을 끼칠 정책을 분석하라고 교육부에 지시했다. 그는 대학이 동문 자녀를 우대하는 ‘레거시(legacy)’ 제도를 방해가 되는 정책의 예시로 들며 “기회가 아닌 특권을 확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