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나 휴게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 꼬치이다. 떡꼬치, 어묵꼬치를 비롯해 소시지와 떡을 번갈아 꽂은 소떡소떡까지. 원래 꼬치는 가늘고 길면서 끝이 뾰족한 쇠나 나무 등의 물건을 말하는데 떡꼬치, 양꼬치와 같이 꼬챙이에 꿴 음식을 말하기도 한다.
설이나 추석 때 명절 음식으로 우리 집에선 빼놓지 않고 만드는 것 중 하나도 꼬치전이었다. 맛은 있지만 작은 재료를 하나씩 손으로 꿰려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그래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맛살, 단무지, 햄, 버섯 등을 입맛대로 꼬챙이에 꿰며 누가 예쁘게 배색을 맞추어 꿰었나 살피곤 했었다. '꼬치'는 지역에 따라 '꼬지'로도 불리는데, 옛말은 '곶'이다. '곶'은 '꽂다'의 옛말인 '곶다'에서 온 것이다.
호랑이가 무서워한다는 '곶감'도 꼬챙이와 관련이 있는 말이다. 곶감이 꼬챙이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애써 알뜰히 모아 둔 재산을 조금씩 조금씩 헐어 써 없애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곶감 꼬치에서 곶감 빼 먹듯'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에서 알 수 있듯,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예전에는 감을 꼬챙이에 꿰어서 말렸기 때문이다. 곶감을 '관시(串柹)'라고도 하는데 '串'에는 '꼬챙이', '꿰다'라는 뜻이 있다.
'꽃게'의 '꽃'도 '꼬챙이(곶)'에서 왔다는 견해가 있다. 이익의 '성호사설'에서는 등에 꼬챙이처럼 생긴 두 뿔이 있기 때문에 '곶해(串蟹)'로 부른다고 했다. 몸통이 둥그런 대게와 달리 실제로 꽃게는 등의 양쪽 끝이 뾰족하다. 그러나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꽃게를 '화해(花蟹)'라 적고 있어서 어원을 단정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