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구내염에 걸린 동네고양이들이 많습니다. 사람 음식을 줘서 생기는 건가요?
A. 동네고양이를 괴롭히는 질병 중 하나는 구내염입니다. 구내염은 입안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을 통칭하는데요. 이 질환에 걸린 고양이들은 입안 통증으로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습니다. 결국 생명에 지장을 주게 되지요.
구내염 증상은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침을 흘리고 있거나 입 주변에 핏물이 말라붙어 있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할 경우 그루밍(고양이가 혀로 몸을 단장하는 행동)을 하지 못해 털이 뭉쳐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동네고양이들에게 흔하지만 위험한 구내염이 발생하는 건 사람 음식을 먹어서는 아닙니다. 구내염은 비교적 면역력이 약한 동네고양이에게 자주 발병하는데요. 치아흡수병변이라는 질병에 걸리면 구내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내염을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고양이 감기라고도 불리는 칼리시 바이러스가 꼽힙니다. 이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밥그릇을 같이 사용하는 동네고양이들의 경우 한 마리가 걸리면 다른 고양이들에게 옮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약물 치료, 스케일링, 발치의 단계로 진행되는데요. 발치의 경우 염증으로 치아 일부가 부식된 상황에서 염증이 한 부위에서 점점 입안 전체로 퍼지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발치만 해도 증세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구내염에 걸린 상태거나 걸린 이력이 있는 고양이는 건사료를 씹기 어렵기 때문에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습식 사료를 주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구내염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고 해서 동네고양이에게 사람 음식을 줘도 될까요. 사람 음식에는 염분이 많기 때문에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되도록이면 주지 말아야 합니다. 또 참치캔이나 츄르(짜서 먹이는 고양이 간식)에도 염분이 많은 편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구내염은 일교차가 심하거나 날이 추워지는 가을부터 많이 발생합니다. 평소 돌보는 동네고양이들을 조금 더 유의 깊게 관찰한다면 구내염을 예방하거나 조기 치료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도움말: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장, 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