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당 추진을 선언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겠다"는 당의 신념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들은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전날 발표한 재창당에 대해 “‘6411 정신’ 빼고는 다 바꾼다”며 “이 나라 정치가 이제까지 대변해주지 못했던 사회적 약자, 일하는 사람들 위한 정당은 꼭 필요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이때까지 우리가 걸어왔던 것이라 (재창당) 과정에서도 이 가치는 절대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6411 정신’은 서울 구로에서 강남까지 가는 6411 버스 첫 차를 타고 일터에 가는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삶을 상징하는 것으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012년 “투명인간 취급 받는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며 처음 언급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 전국위원회(6월24일)에서 혁신 재창당의 방향을 한뜻으로 모아 결정했다”며 “노동과 녹색(환경·기후)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민사회, 제3의 정치세력들과 통합과 연대를 모색하겠다”며 재창당을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녹색당을 포함한 기후 정치세력, 노동시민사회, 지역 정치세력 등을 제3 세력으로 꼽았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금태섭, 양향자 의원이 추진 중인 신당과의 통합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두 분의 정치적 이력은 정의당이 걸어왔던 길하고 좀 다른 사이드에서 진행돼 왔기 때문에 ‘저기랑 지금 같이 해봐야 돼’ 이렇게 답을 당장 내리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목표 의석에 대해서는 “두 거대 양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않는 속에서 정확하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의석까지는 우리가 확보해야 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최소한 20석’이냐고 묻자 “그 정도는 기대를 하고 가야한다”고 답했다. 정의당은 현재 21대 국회에서 6석을 확보하고 있다.
정의당은 그간 신당 창당을 두고 당내 찬반이 분분했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존재감이 없다는 안팎의 평가,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으로 결국 재창당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갤럽 정례조사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9~10%에 달했던 정의당 지지율은 올해 3~5%로 주저앉았다.
이 대표는 “지난 몇 년 동안 일하는 사람들을 대변하겠다는 우리의 가치가 희석됐던 것은 아닌가, 그 속에서 우리 발밑이 너무 많이 흔들렸던 것 아닌가 (성찰했다)”며 “지금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강령적 한계를 뛰어넘어서 생태사회의 녹색돌봄, 이러한 가치로 다시 재구성해보겠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곧 당대표 산하에 신당 추진 사업단을 구성하고, 9월 말∼10월 초 당대회에서 신당 추진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