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85% "최저임금 1만1000원 돼야 삶의 질 유지"

입력
2023.06.2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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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1000명 설문… 월 230만원
내년 최저임금은 78%가 "1만1000원 이상"

직장인 대부분은 시급이 1만1,000원을 넘어야 적절한 삶의 질이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대비 14% 이상 최저임금이 올라야 가능한 액수다. 2024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 법정 기한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시급 1만2,210원을 제시한 노동계와 동결을 원하는 경영계의 기싸움이 팽팽해지고 있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평균적인 한국 노동자가 적절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당 1만1,000원(월 230만 원) 이상을 벌어야 한다는 응답이 누적으로 84.5%에 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직장갑질119 측은 "적절한 삶의 질이란 어려움 없이 식료품과 임대료, 이자, 교통비 및 기타 필수 청구서와 같은 기본 필수품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최소 시급 1만4,000원(월 293만 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34.8%나 됐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시간당 1만1,000원 이상을 요구하는 의견이 77.6%에 달했다. 구간별로는 1만1,000원을 원하는 의견이 37.1%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1만3,000원(20.8%), 1만 2,000원(19.7%), 1만 원 이하(17.9%)가 이었다.

법정 최저임금을 특수고용직(특고)와 플랫폼, 프리랜서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 없이 적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찬성이 75.5%로 높았다. 처한 상황에 따라 찬성 비율에 조금씩 차이가 났는데, 비상용직이거나 비사무직의 찬성 비율이 더 높았으며 임금 수준이 낮을수록 찬성하는 사람이 많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노동시장 약자일수록 경영계가 주장해온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도입에 반대한 셈이다. 직장갑질119는 "현실 속 저임금 약자들은 최저임금이 구분 적용되거나 일부 적용될 경우 자신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22일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표결을 통해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을 도입하지 않고 단일안을 내기로 했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1만2,210원을 냈으며, 경영계는 다음 전원회의에서 최초 요구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경영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어 최초 안으로 동결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최저임금 결정 법정 시한은 이달 29일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수준 심의에 돌입하지도 못했을뿐더러 근로자위원 공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다음 달까지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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