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1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 출제 배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교육 현장에 혼란을 가져왔다"고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단, 이재명 대표 역시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 비슷한 공약을 낸 만큼, '킬러 문항 배제'보다는 '수능 5개월 전 갑작스러운 제도 변경'에 비판의 초점을 맞췄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교육 현장이 그야말로 아수라장과 쑥대밭이 되었다"면서 "지금 대한민국 교육의 최대 리스크는 윤 대통령"이라고 쏘아붙였다. 만 5세 입학이나 주 69시간제 등 윤석열 정부의 정책 혼선 사례를 언급한 뒤 "더 큰 문제는 대혼란을 초래한 뒤 다시 나 몰라라 하는 대통령의 무책임한 태도"라고 날을 세웠다.
다만 이 대표는 "제도를 바꾸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바꾸려면 정말로 깊은 고심과 연구 끝에 혼란이 없도록 안정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이 지시한 킬러 문항 배제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도 대선후보 시절 '사교육 의존도 높은 수능 초고난도 문항 출제 금지'라는 공약을 제시했다는 여권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교육부 장관은 대입 전형 계획과 관련해 해당 입학연도의 4년 전 학년도가 개시되는 날 전까지 공표해야 한다'는 고등교육법 조항을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런 4년 예고제는 입시제도의 급변을 가져올 사회적 혼란의 예방을 위해 마련된 조항"이라며 "윤 대통령이 이 법 조항을 알고 계셨는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답변할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이들은 "킬러 문항의 문제점은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미 지적해 왔다"며 제도 변화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문제는 앞뒤 맥락 없이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이런 폭탄 발언을 해 수능 준비를 위한 실무적 과정의 안정성을 뿌리째 흔들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을 모르는 대통령이 교육의 구체적 문제에 개입하면 빚어지는 참혹한 결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