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조국·우병우 출마는 사회적 공해”

입력
2023.06.21 18:33
24면

편집자주

‘박석원의 정치행간’은 국회와 정당, 대통령실 등에서 현안으로 떠오른 이슈를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정치적 갈등과 타협, 새로운 현상 뒤에 숨은 의미와 맥락을 훑으며 행간 채우기를 시도합니다.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 과거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정가의 변수로 등장하는 중이다. 문재인 정부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박근혜 정부에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조 전 장관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조국의 늪’에 빠질 수 있음에도 친명·비명 갈등이 격화할 경우 상황이 어디로 튈지 예단하기 힘들다.

민주당 친명계 의원은 21일 본보 통화에서 “조국, 우병우 모두 청와대 근무 당시 ‘왕수석’ 칭호가 붙던 권력 실세 아니냐. 아직도 과거의 영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조 전 장관은 개인적인 억울함을 해소하려 부활을 노리겠지만 민주진영에 끼칠 해악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일각의 우려는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프레임을 다시 끄집어낸다’는 차원을 넘어 공천 탈락이 유력해진 친문계 인사들이 조 전 장관과 별도의 스크럼을 짜는 변수다. 다만 우상호 의원은 20일 라디오방송에서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 신당 창당설에 대해 “개똥 같은 소리다. 출마설이 팽배할 때 문자교환을 했는데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어서 재판에 전념하고 싶다고 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 전 수석에 대해선 “100% 출마한다고 본다”고 평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게 구도인데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기대하겠지만 조 전 장관이 나오면 공정이나 불공정 심판론이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며 “인물이 선거구도에 영향을 끼칠 순 없지만 조국만은 예외다. 무소속이든 신당을 차리든 조국이 나오는 자체로 선거구도는 민주당 불리로 흐른다”고 단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비영남권 의원은 “두 사람이 출세가도를 달리다 각각 내로남불과 국정농단으로 급전직하한 뒤 지금 선거에 나서려면 공동체를 위한 포부가 있어야 할 텐데 출마 명분이 개인의 명예회복과 권력욕에 불과하다면 사회적 공해나 다름없다”며 “유권자들도 정파적 이익을 넘어 염치에 맞게 표로 응징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석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