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지난 3월 발생한 대형 화재에 대해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9년 전 발생한 화재처럼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수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전경찰청은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의 직접적인 발화원 특정이 불가하다는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4월 국과수와 대전소방본부, 대전고용노동청 등 관계기관과 화재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당시 발화점으로 지목된 2공장 가류공정 라인 두 곳의 지하 공간과 1층 현장 잔해물을 조사했지만, 기계와 구조물이 뒤엉켜 있는 탓에 육안상 확인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현장 관계자 조사 등도 진행했지만 발화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최초 목격자 진술과 소방기기 작동 상태, 현장 상태 등을 고려할 때 피트 내부에 떨어진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직접적인 발화원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는 2014년 9월에도 화재가 발생했지만 '원인 미상'으로 종결됐다. 당시 경찰과 소방당국은 3개월에 걸쳐 조사를 벌였지만, 발화점과 발화원을 찾지 못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추가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국과수에서 감식 결과 나온 2가지 가능성에 대해 추가 확인하고, 소방점검에서 나온 사항이 잘 이행됐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