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에 이런 곳이... 역사와 전통에 유행을 더한 도시

입력
2023.06.24 10:00
1박 2일 내 맘대로 안동 여행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 자부하는 경북 안동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여행지다. 여기에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가볍게 걷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관광시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안동까지 가는 교통은 비교적 편리하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KTX이음 열차를 타면 안동역까지 2시간,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안동터미널까지 3시간가량 걸린다. 역과 터미널이 같은 곳에 있기 때문에 시내버스를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그러나 시내 외곽에 위치한 관광지로 이동하는 버스는 많지 않아 렌터카 이용을 추천한다.

대한민국 전통마을 일번지, 안동하회마을

첫 날은 안동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안동하회마을’로 향했다. 본격적인 마을 산책에 앞서 마을 북쪽의 포토존 명소 부용대에 올랐다. 파란 하늘과 굽어 흐르는 낙동강 사이로 연꽃처럼 아름다운 마을 전경이 펼쳐진다. 마치 미니어처 세트처럼 보인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마을을 S자로 감싸 돌아 ‘하회’라 불린다. 조선 시대 성리학자인 겸암 류운룡과 서애 류성룡의 출신지로 풍산 류씨가 대를 이어온 동성부락이다. 정겨운 마을 골목으로 들어서면 오래된 서원·정자·고택·초가집이 오순도순 모여 있다. 전통 가옥과 담장까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를 여행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마을 규모가 제법 크다. 전체를 돌아보려면 2시간 이상 소요된다. 겸암과 서애의 부친 류중영의 호에서 따온 ‘입암고택’ 현판이 멋스러운 양진당,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라’는 의미를 담은 종택 충효당,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영모각,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방문 기념전시관은 필수 코스다.

마을 중앙에 있는 600여 년 된 느티나무 ‘삼신당 신목’은 아기를 점지해주고 출산과 성장을 돕는다는 소문에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경로당에서 다듬이방망이·맷돌·절구 체험으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녹음이 가득한 만송정숲을 거닐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하회마을 입장료 성인 5,000원이다.

내 마음대로 휴식, 안동댐 주변 관광지

이튿날은 안동댐을 중심으로 한결 여유롭게 일정을 잡았다. 먼저 안동댐 하류 월영교를 느릿느릿 걸었다. 연인과 손잡고 다리를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보행교다. 좌우로 잔잔한 낙동강 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상류에 ‘낙강물길공원’이 있다. 도로에서는 평범해 보이는데 공원으로 들어서자마자 꼭꼭 감춰놓았던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메타세쿼이아와 전나무가 빽빽이 늘어선 오솔길, 작은 연못과 돌다리가 비밀의 정원처럼 등장한다. 최근 인증사진 명소로 뜨는 이유다. 벤치에 앉아 ‘멍때리기’에도 좋고 소풍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안동 구경도 식후경! 구시장 찜닭은 실패 없는 안동 대표 음식이다. 담백하고 기름기 적은 찜닭에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하고, 양념을 쏙 밴 당면을 비롯해 당근·감자·양파 등 다양한 채소가 더해지니 감칠맛이 어우러진다. 푸짐한 양으로 배까지 든든히 채워 대만족이다.

다음 목적지는 안동댐 상류의 '구름에'. 한옥 숙박과 체험시설을 운영하는 전통 리조트로 ‘구름에온(ON)’과 ‘구름에오프(OFF)’ 두 개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사색을 추구하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려면 구름에오프를 추천한다. 인문·여행·요리 등 1,500여 권의 다양한 책을 보유한 서재에서 안동 특산물 마를 활용한 마주스나 생강라떼를 주문한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잠시 멀리하기를 권한다.

구름에온은 가족 여행객이 즐겨 찾는다. 그림책 공간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블록 조립을 함께 할 수 있다. 다실 공간에서는 하이볼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5도 안동소주, 안동 생강 탄산음료, 수제 레몬청을 조합해 칵테일을 만든다. 도수 높은 안동소주가 무더위를 날려버릴 만큼 향긋하고 시원한 술로 변신한다. 하이볼 만들기 체험은 전화( 054-823-9001)예약 필수.



안동문화관광단지에 위치한 테마파크 ‘주토피움’도 가 볼 만하다. 200여 종의 동물을 보유한 체험학습장이다. 야외정원에서는 무리지어 생활하는 토끼, 꽃사슴, 당나귀, 라쿤 등을 볼 수 있다. 너구리와 비슷하게 생긴 라쿤은 먹이를 물에 씻어 먹을 만큼 손을 잘 사용하는 영리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고산지대에서 고기와 털을 얻기 위해 사육하는 알파카는 온순하고 귀여워 관람객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실내동물원에서는 희귀 곤충과 조류, ·양서류와 파충류, 미니 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멸종위기등급 검은꼬리프레리독이 굴을 파다가 서서 천적의 유무를 감시하는 모습이 귀엽다. 예쁘장한 앵무새의 사람 목소리도 흥미를 끈다. 입장료는 1만5,000원. 경북여행찬스 앱을 설치하고 쿠폰을 발급받으면 6,000원 할인된 가격에 입장할 수 있다.




마지막 일정은 ‘빵지순례’로 잡았다. 인근에 ‘국가대표빵선생’이 있다. 형형색색 다양한 모양의 유기농 빵을 판매하는데, 대표 메뉴인 옥수수마약빵과 연탄빵에 복숭아아이스티나 바닐라빈라떼를 더하면 한 끼 건강식으로 손색없다. 넓은 창으로 안동호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