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주친, 그대' 뒤늦은 입소문…높은 해외 관심

입력
2023.06.26 05:35
지난 20일 종영한 KBS2 '어쩌다 마주친, 그대'
레트로에 미스터리 결합, 반전이 주는 재미 커
잔잔한 감성 속 배우들 호연도 눈길

1987년 우정리의 살인사건을 다룬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종영했다. 작품은 어머니를 살리고 싶었던 딸과 또 아버지의 범행을 알게 된 아들의 이야기로 마침표를 찍었다. 줄곧 4%를 유지했던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뒤늦게나마 시청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는 중이다.

지난 20일 KBS2 '어쩌다 마주친, 그대'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로, 과거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선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비극적인 운명을 바꾸고 제자리를 찾아간 인물들의 행복한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타임머신 차를 타고 2021년으로 돌아가려고 했던 윤해준(김동욱)과 백윤영(진기주)은 급작스럽게 우정리에 더 머무르게 됐다. 윤해준은 과거 자신의 앞에 백윤영이 나타나는 순간 누군가의 전화로 이 일이 시작됐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백윤영은 엄마인 이순애(서지혜)를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특히 아버지 백희섭(이원정)과 함께 셋이서 시간을 보냈고 아름다운 미래를 기다렸다. 윤해준 역시 수감된 아버지를 떠올리며 자신의 엄마를 찾아가 위로를 건넸다.

이 가운데 윤해준 앞에 미래에서 온 남자가 등장했다. 이는 해준이 낳게 되는 아들, 진영이었다. 진영은 우정리 살인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평생 괴로워하는 아버지 해준을 위해 직접 타임머신을 만들고 그를 직접 과거로 보낸 것이다. 덕분에 윤해준과 백윤영은 무사히 2021년으로 돌아왔다. 잘못된 미래가 바로잡혔고 모든 이들이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국내보다 해외서 '집중'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방영 내내 4%대를 유지했다. 1회 4.5%로 출발한 이후 매회 하락세를 보였다. 극 초반 동시간대 방송됐던 SBS '꽃선비 열애사'와 채널A '가면의 여왕'과 치열한 접점을 벌였으나 세 작품 모두 큰 성과는 얻지 못했다. 특히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당초 수목극 편성을 준비했으나 방송사 사정으로 월화극으로 변경됐고 이로 인해 tvN '이로운 사기'와 겹치면서 '주연 겹치기 논란'이 불거졌다. 또 사전 제작을 마치고 한참을 기다린 탓에 극중 현재의 배경 설정이 '2021년'이라는 점도 다소 아쉽다.

그런 만큼 최종회 5.7%는 꽤 유의미한 숫자다. 레트로와 타임슬립, 그리고 미스터리 장르 색채까지 가미된 이 작품이 뒤늦게 OTT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났던 것이다. 특히 2030 여성 시청자들이 극 중후반을 기점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유입, 첫 5% 돌파의 성과로 이어졌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7.4%를 기록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아시아 OTT 플랫폼 Viu(뷰)에 따르면 '어쩌다 마주친, 그대'은 '가장 많이 본 콘텐츠' 차트인에 성공했다. 주간차트에서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인도네시아 3위, 말레이시아 4위, 홍콩과 태국 6위, 싱가포르 7위, 필리핀 8위 등에 랭크됐다. 앞서 인도네시아에서는 5월 4주차 주간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해외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타임 슬립 소재가 시청자들의 유입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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