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 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 대표 페테리 오르포가 새 총리로 선출됐다. 역대 최연소로 총리에 당선됐던 산나 마린(사회민주당)의 후임이 된 그는 우파 연정을 꾸리며 ‘우클릭’을 예고한 상태다.
로이터통신 등은 20일(현지시간) 핀란드 의회가 찬성 107표, 반대 81표, 기권 11표로 오르포를 핀란드 신임 총리로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국민연합당과 핀란드인당, 스웨덴인민당, 기독민주당 4개 정당과 연정을 맺은 오르포 총리는 “여러분이 보여준 신뢰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7년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오르포 총리는 농림부, 내무부 장관 등을 거쳐 2016년부터 국민연합당 대표로 재직했다.
국민연합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마린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을 꺾고 핀란드 제1당이 됐다. 집권 사회민주당은 43석을 차지해 국민연합당(48석)과 극우 성향 핀란드인당(46석)에도 밀렸다. 국민연합당은 선거에서 핀란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19년 64%에서 73%로 증가했다며 “60억 유로(약 8조5000억 원)의 지출 감소로 이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워 집권당의 경제 실정을 집중적으로 공격, 승리를 거뒀다.
전체 200개 의석 중 과반을 얻지 못한 국민연합당은 연정으로 반(反)이민과 유럽연합(EU) 탈퇴 등을 주장하는 핀란드인당 등과 손을 잡았다. 오르포 총리는 16일 연정을 출범하며 핀란드가 받는 난민의 수를 연간 1,050명에서 절반 수준인 500명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는 핀란드인당의 핵심 공약이었다. 최근 우파 정당이 줄줄이 집권하면서 유럽에 거세게 이는 극우 포퓰리즘의 파고에 핀란드도 합세한 모양새다.
로이터는 “핀란드의 새 연정은 또 취업 비자의 기준을 높이고 외국인의 시민권 취득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이민 정책을 ‘오른쪽’으로 이동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