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젊은이의 성지' 강남에서 애플과 한판승부를 벌인다. 애플스토어가 선점한 강남역 사거리에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를 겨냥한 체험형 매장 '삼성 강남'이 문을 연다. 한국이 두 회사의 프리미엄 제품군을 소비하는 핵심 시장인 만큼 소비자 눈길을 끌기 위한 전쟁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회사는 '삼성 강남'을 29일 오후 5시에 공개한다고 20일 밝혔다. 지하 1층~지상 5층 총 6개층으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 최신 제품을 전시하고 제품을 이용한 여러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채운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서울 강남대로 일대 미디어폴 18개와 전광판 9개를 통해 매장 티저 영상을 공개하는 등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영상은 '다들 어디 가? 우리의 놀스팟'이라는 문구와 함께 여러 캐릭터들이 설레는 표정을 짓는 내용이다. 게임사 넥슨과 함께 온라인 홍보에도 나섰다. 가상 공간인 메이플스토리 월드에 '삼성 강남'을 구현했다. 온라인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의 방문 예약도 받고 있다.
주목할 점은 삼성 강남이 들어서는 위치다. 애플이 3월 세운 체험 매장 '애플스토어 강남'과 불과 600m 떨어진 곳이다. 두 매장은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라이벌 기업의 '강남 대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 강남'이 들어서는 시기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7월 말 새로운 제품을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서울에서 연다. 2010년 언팩 행사가 시작된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 63%, 애플 34%였다. 한국은 소비자들이 유난히 '프리미엄 모델'을 좋아하는 시장으로 꼽히는 곳이라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에 중요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IT 경쟁 구도 속에서 삼성전자가 언팩 시기를 지난해보다 약 한 달가량 앞당기고 장소도 서울로 설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삼성 강남 오픈 시점은 언팩을 약 한 달가량 앞두고 소비자 이목을 끌어올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Z고객들을 위한 새롭고 즐거운 체험의 메카로 언제든지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