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000억 원이 지원돼 비수도권 대학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예비 지정 결과를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가 20일 공개했다. 입학정원 감축·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 자구책과 교육혁신안을 내건 15개 예비 지정 대학 중에서 10개 안팎의 대학이 오는 10월에 최종적으로 추려진다.
15개 예비 지정 대학은 △강원대·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부산교대 △순천대 △순천향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연세대 미래캠퍼스(원주) △울산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충북대·한국교통대 △포항공대 △한동대 △한림대다. 국공립대가 8개이고 사립대는 7개다.
통합을 추진하는 예비 지정 대학은 4개(참여 대학 8개)로 모두 국공립대다. 신청서 접수 때는 사립대끼리 통합 1건(2개 대학), 사립대와 사립 전문대 간 통합 7건(15개 대학)도 있었는데, 모두 탈락했다.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통합 계획을 밝힌 사립대 탈락 이유에 대해 "물리적 통합보다 유기적 연계가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선정이 안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 의지뿐 아니라 교육혁신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예비 지정 대학들은 학과 통폐합과 입학정원 감축 등을 혁신 계획서에 담았다. 순천대는 59개 학과를 38개로 통폐합하고 단과대학이란 울타리는 없애기로 했다. 통합을 이루려는 안동대와 경북도립대는 양 대학의 입학정원 1,716명을 통합 후 1,378명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울산대는 학부 입학정원 2,727명을 2,300명 내외로 15% 줄이고 대학원 정원은 943명에서 1,300명 내외로 늘릴 계획이다. 강원대와 강릉원주대는 6,283명인 입학정원을 2030년까지 5,8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학 간 통폐합뿐 아니라 지자체,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학생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학사 운영을 혁신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포항공대는 100% 무(無)학과로 학생을 선발하고 학과 구분 없는 전공트랙을 두되 학생들에게는 선택 이수와 전공 트랙 간 이동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한 교원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지역 기업들의 기술 역량을 높이는 등 산업계와 협력도 강화한다. 글로컬대학 재정 지원 외에 학교법인은 2,000억 원의 대응투자 계획까지 내놓았다.
울산대는 울산 도심 및 주력 산업단지 6곳에 '멀티캠퍼스'를 설치해 기업 재직자 재교육, 시민 평생교육, 재학생 현장 실습에 활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