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치관 바꾼 MS AI School… ‘배움의 즐거움’ 깨달아”

입력
2023.06.20 10:33

인공지능(AI)이 세계적으로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챗GPT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 빙(Bing), 구글의 바드(Bard)까지. ‘생성형 AI’로 촉발된 AI의 약진은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실무를 맡을 인재는 턱없이 부족하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2020년 국내 AI 산업 인력은 1609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해 AI 분야 전체 인력 규모(1만 4736명)의 10%를 넘는다.

마이크로소프트 필란트로피즈가 진행하는 MS AI School은 구직 청년들에게 AI 직무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고 취업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와 프랑스 IT 직무 훈련 전문 비영리기관인 심플론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된 Microsoft AI School 을 한국 현지화하여 추진하는 사업이다. 고용노동부가 지원하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운영 파트너로 참여하는 ‘K-디지털 트레이닝’의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 과정으로 진행돼 훈련비가 전액 지원되며 훈련 장려금, 취업 성공 수당도 받을 수 있다.

8개월 전만 해도 이승윤(27)씨는 본인이 AI, 빅데이터 분야에 종사하게 될 줄 몰랐다. 문화재 보존과학을 전공한 이씨는 대학원에서 행정 조교로 근무했다. 문화재 보존과학은 유물을 보존, 수리, 복원하는 학문이다. 자칫하면 유물이 훼손될 수 있어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만큼 벅차고,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고민 끝에 이씨는 지난해 조교직을 그만뒀다.

1년간 쉬려던 이씨를 돌려세운 건 MS AI School이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친구의 추천으로 MS AI School에 지원, 6개월간 956시간의 교육을 거쳐 현재 AI·데이터 전문 기업에 재직하고 있다. 이씨는 MS AI School을 통해 프로그래밍 문법 이해부터 딥러닝까지 AI, 빅데이터 전반에 대한 이해를 쌓았다.

MS AI School 1기(2022년 9월~2023년 3월)를 수료한 이씨는 진솔한 교육 후기로 프로그램 수기 공모전에서 금상(1등)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MS AI School의 가장 큰 장점으로 ‘유능한 강사진’을 꼽았다. 그는 “기업 대표 이사, 선임급 실무진, 연구원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강사진의 고품격 강의로 식견을 넓힐 수 있었다”며 “아무리 혼자 공부하기 좋아진 시대라고 하나, 좋은 스승이 있다는 건 축복”이라고 말했다.

MS AI School 2기 훈련생으로 참가 중인 황혜정(38)씨도 “대한상의, 마이크로소프트 가 직접 운영하는 부트캠프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호주에서 경영정보 석사를 전공한 뒤 ‘데이터 분석’에 흥미를 느껴 개인적으로 공부하던 황씨는 마지막까지 MS AI School 지원을 망설였다. 합격 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기 때문.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명성을 신뢰했기에 장고 끝에 합류를 결심했고, 그 결과 ‘AI’라는 새로운 세상을 선물받았다는 설명이다.

수기 공모전에서 동상(3등)을 수상한 기승현(25)씨도 ‘개인으로는 구비하기 어려운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애저 VM 최고 사양을 마음껏 활용해 볼 수 있었던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기씨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 장소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동기 형성에 큰 도움이 됐다”며 “강의만 제대로 따라가고 복습만 잘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MS 공인 애저(Azure) 자격증도 2개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환 학생을 다녀온 뒤 복학까지 몇 달간 공백이 생긴 기씨는 대학 친구들을 통해 알음알음해왔던 파이선(Python), 자바(Java)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싶어 MS AI School 1기에 지원했다. 그는 “(지원 전) 사전 정보가 많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대한상의가 함께 진행한다는 포스터 내용을 보고 걱정을 거뒀다”며 “팀원, 강사님들 도움을 받으면서 컴퓨터 비전공자임에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컴퓨터 비전공자’도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은 이씨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는 “이학을 전공했지만 화학, 생물학을 조금 배웠을 뿐 파이선 등은 교양 수업으로만 배웠다”며 “MS AI School을 통해 파이선은 물론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와 프로그래밍에 대해 어느 정도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입장에서도 MS AI School의 커리큘럼은 매우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IT 컨설턴트 출신으로 IT 업계와 접점이 있는 황씨는 “강의하시는 분들의 수준이 높다. 이론과 더불어 풍부한 실무적 경험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 및 파트너사 전, 현직 엔지니어들의 강의라 굉장히 새롭다. 무엇보다 수업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수업 자료 준비도 꼼꼼하게 작성돼 좋다”고 말했다.

MS AI School는 3~4개월간 개별 교육을 받은 뒤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육생들은 팀 활동으로 의견을 조율하면서 자연스럽게 ‘팀플레이’ 정신이 함양된다. 인적 네트워크 구축, 컴퓨터 분야 인사이트 확대, 취업 정보 공유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교육 체험의 영역이 개인에서 팀으로 확대될 때 ‘배움의 즐거움’도 더 커졌다는 게 이씨와 기씨의 설명이다.

황씨는 “IT 업계가 남초 사회다보니 현직에 있는 여성 IT 전문인들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다”며 “수료 뒤 컴퓨터 비전 분야로 바로 취업하는 게 목표다. 구직 시장이 많이 위축돼 걱정이긴 하지만, 그럴수록 더 많이 노력하고 있다. 특히 MS AI School 참여 이력은 인사 담당자들과의 대화에서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은 지난 2일(현지 시각)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 세계 27개 산업군에 속한 803개 기업이 조사에 참여한 이 보고서는 “AI 등 혁신 기술의 영향으로 앞으로 5년간 일자리 1400만개가 소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대로 말하면, AI 산업과 인재의 중요성은 그만큼 커진다는 소리다.

마이크로소프트 성종은 필란트로피즈 한국 총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지털 IT 직무 역량 강화 (Skills for Jobs)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디지털 경제 기회를 목표로 각 국가의 특성에 따라 여성, 구직 청년, 소수 민족 등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디지털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라며, "고용노동부의 K-디지털 트레이닝과 협업한 AI 스쿨은 올해 300명의 청년에게 교육과 취업 지원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생성형 AI등 인공지능의 혁신에 따른 직무 역량 개발과 격차 해소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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