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사생활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진 황보승희(부산 중·영도)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탈당을 선언하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보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 가정사와 경찰 수사 건으로 크나큰 심려를 끼쳐드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것을 겸허히 내려놓고 저에 대한 모든 비난을 오롯이 내 탓으로 돌리며 더 낮은 자세로 깊이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저를 믿고 뽑아주신 지역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넓은 혜량으로 보듬어 달라"며 의원직을 내려놓지는 않았다.
황보 의원은 2020년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여기에다 배우자 있는 남성과의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논란, 해당 남성이 의원실 관용차·보좌진·사무실 경비 등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까지 추가됐다. 특히 이 남성이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고, 여당 의원들을 만나고 다녔다는 '공천 로비' 의혹까지 확대되면서 당 지도부가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느껴왔다. 황보 의원의 탈당 및 불출마 선언 배경에는 이번 사안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우려하는 당 지도부의 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본인이 깊은 고뇌 끝에 선택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의 입장에선 그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13일 황보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를 결정했지만, 이날 탈당으로 당무감사는 그대로 종료됐다.
황보 의원의 탈당으로 국민의힘 의석은 112석으로 줄게 됐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하영제 의원이 탈당했고, 김선교 전 의원은 선거 당시 회계책임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