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0일 개막하는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출전을 위한 최종 경쟁이 시작됐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8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마지막 옥석 가리기에 돌입했다. 이번 소집명단에는 월드컵 최종엔트리(23명)보다 많은 31명이 이름을 올렸고, 벨 감독은 훈련과 평가전 등을 거쳐 다음달 초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벨 감독은 훈련에 나서기 전 취재진과 만나 최종명단 발탁 기준을 밝혔다. 그는 “(추가시간이 길어져) 더 이상 90분짜리 경기는 없다. 95분, 98분, 100분을 뛸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긴 시간 경기를 뛰면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얼마나 자주, 빈도 높게 하느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직접 노트에 영문 알파벳 대문자 X를 그린 후 “X가 좋은 플레이라면, (경기 중) 짧은 회복 후에 균등하고 빈도 높게 다시 X를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강도 훈련 등으로 확실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X 이후에 회복 시간이 길어지고 점차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아 (영문 소문자) x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집훈련에는 고교생 원주은, 권다은(이상 울산현대고),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이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유진 페어(PDA) 등 10대 선수들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벨 감독은 “어린 선수들도 좋은 인상을 남긴다면 월드컵 명단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며 “설령 어린 선수들이 최종 명단에 들어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경험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은 “벨 감독님이 ‘나이는 중요하지 않고, 모두가 경쟁한다’고 말했다. 최종명단에 뽑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후배들과의 경쟁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주장 김혜리(현대제철)도 “명단에 당연히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 희생하고 헌신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벨 감독이 강조하는 고강도 훈련에 대해서는 “왜 고강도 훈련을 해야 하는지, 왜 피지컬 관리를 해야 하는지 선수들이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다음달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평가전을 치른 뒤 최종엔트리를 확정하고 10일 호주로 출국한다. 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 속한 한국(FIFA 랭킹 17위)은 25일 호주 시드니에서 콜롬비아(25위)와 1차전을 치른다. 이후 30일 애들레이드에서 모로코(72위), 8월 3일 브리즈번에서 독일(2위)과 맞대결을 펼친다.